스트레스성 질환 ‘명절 증후군’
상태바
스트레스성 질환 ‘명절 증후군’
  • 가천대 조성진 교수
  • 승인 2015.09.24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추석 명절 1-2주전부터 머리와 가슴이 짓눌리고 답답하며 소화도 안 되는 증상을 호소하며 정신과를 찾는 주부들이 늘어난다.

시댁에 가서 겪을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대한 걱정이 앞서면서 여러 신체적인 증상과 우울 증상까지 발전하는 이른바 스트레스성 질환의 하나인 ‘명절 증후군’이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성진 교수는 “명절을 앞두고 으레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병명”이라며 “갖가지 신체이상증세를 호소하는데 짜증이 나고, 머리가 아프다거나, 배가 아프다거나, 온 몸에 힘이 없으면서 쑤시는 등 뭐라고 꼭 집어서 말할 수 없는 정신적․신체적 이상증상들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 명절증후군, 명절 자체가 큰 스트레스

명절이라는 즐거워야 할 가족전체의 큰 모임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로 크게 작용해 여러 가지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를 지칭한다.

대개 설이나 추석에 해당되며 명절 전후 2-3일이 제일 심한 증후를 보이며 대개는 1주일 정도 기간동안 겪는다. 명절을 지내고 나면 풀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후유증이 2 주 이상 계속되게 되면 적응장애, 또는 우울증이나 신체형장애 등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만일 주부우울증으로 진행될 때는 정신과 전문의 상담을 통해 우울증상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

이 증후군은 전통적인 관습과 현대적인 사회생활이 공존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다.

핵가족화된 가정의 주부들이 명절에만 갑자기 공동가족군으로 합쳐짐으로써 일어나는 여러 가지 육체적, 심리적 고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명절증후군'을 근본적인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가치관이 바뀌고 가정문화를 양성평등을 이루는 것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시각도 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명절이라는 사건을 맞아 적응단계에 불편함을 보이고 “부적응 상태”를 나타내 보임을 지칭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들을 보이며 이들 증상들은 대개 공통적이다.

특히 명절은 일단 긍정적이고 즐거운 행사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에 대처능력이 약하거나 미숙할 경우, 가족이나 친척간의 갈등, 불협화음, 낮은 자존심, 열등감이 있게 되면 피할 수 없는 연례행사가 되기 쉽다.

명절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는 많은 식구들이 모이는 번잡함이나 과다한 일거리, 나아가서는 남녀불평등, 고부갈등 등이 두드러지며 이면에 감추어진 시집간의 갈등, 동서간의 경쟁의식, 형제자매간의 비협조, 생활 경제 수준의 차이 등도 작용하며 심지어는 늘 명절대목에 맞추어 치솟는 고삐풀린 물가, 고향 가는 길의 교통체증까지 겹쳐 이러한 증후군의 심도를 높여준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나경세 교수는 “짜증이 난다 답답하다 머리가 아프다 팔다리가 쑤시고 아프다 심란하고 우울하다 는 호소가 많고 현기증, 호흡곤란, 허탈감 등의 여러 증세를 보인다”며 “실제적으로 음식마련을 위해 무거운 것을 들기도 하고 장시간을 한 자세로 오래 지내다보면 허리, 무릎, 어깨, 목 등 관절주변에 근육경련이나 염좌(인대손상)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주부는 편안한 자세로 종종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개 주부들 여성들의 70% 내지 80%가 명절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물론 남자들도 명절스트레스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남녀 불공평이 크게 작동되어 불만이 노출되면 여자가 특히 가정주부들이 그 중에서도 첫 며느리가 명절증후군의 첫 번 타자가 되기 십상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에 뾰족한 대처방법을 가지고 잇지 않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할 수 있다.

인터넷 정보 속엔 “노동절”이라 부르며 푸념을 하는 지경이니 아줌마들은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명절을 기다릴 수만은 없게 되어서 신종 언어가 생겨나기까지 했다.

이름해 '노동절'. 아줌마들이 명절을 맞아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힘겨움을 겪고 있기에 '노동절'이란 말까지 나왔는지 대책을 찾아보자.

◆ 생활리듬

장거리 운전 등으로 교통전쟁을 치르고 과식이나 과음 또는 밤샘이나 늦잠 등으로 생활리듬이 바뀌면서 명절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고스톱 포카 등 오락에 빠져 밤샘을 하는 이들도 있다. 추석 연휴에는 마음이 들떠 자칫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고 그 동안 쌓인 피로를 풀고 건강한 리듬을 찾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연휴동안 계속 불규칙한 생활을 하면 생활리듬이 깨져 연휴가 끝난 뒤 일상생활복귀 우울증(Back to work Blues)에 시달리기도 한다.

만성피로, 졸림, 작업능률 저하, 전신근육통, 두통 등이 올 수 있으며 1~2주 이상의 회복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증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면과 식사를 평소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집안 일이나 교통에 지쳤으면 반드시 휴식과 피로회복에 유의하자.

◆ 주부건강

주부들은 명절이면 많은 일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주부에게 명절은 스트레스인 셈이다. 평소보다 훨씬 늘어난 가사 노동 및 시댁 식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생기는 갈등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감 등이 두통, 소화장애, 불안 및 우울증 등의 스트레스성 질환을 일으킨다.

이를 예방하기 가족들이 첫째 첫 며느리의 가사 노동을 골고루 분담해야 한다. 손 하나 까딱거리지 않는 시댁 식구들과 그 조상들을 위해 음식상을 준비하면서 주부들은 당연히 불만이 쌓이고 화가 날 것이며, 이를 표현조차 못하고 안으로 삭혀야 만 한다.

더우기 흩어져 있는 가족들이 모두 모이다 보니 시부모, 동서, 시누이들 간에 생기는 심리적 갈등과 알력도 만만치 않다.

둘째 선물이나 경비 부담도 식구들 형편에 맞추어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율하여 서로 배려함이 중요하다. 사소한 곳에서 감정이나 자존심 상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세째,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마음을 열고 긍정적 대화를 나누는 게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상시의 교류가 중요하다.

대개 어렵게 모여서는 식사 만하고 교통사정을 핑계로 곧 헤어지는 집이 많다. 할 일이 없고 대화가 시작되면 곧 기분나쁜 언쟁이 되기 때문이다.

네째 부엌 일거리를 분담하지는 못할지 언정 남녀 평등의 문제를 인식하는 남자들의 자세 변환이 필요하다. 주부 건강에 남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충분한 이해와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 안전사고

추석 명절을 전후해 자주 일어나는 사고 가운데 하나가 어린이 화상이나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차량 내 환기를 철저히 하는 등 장거리 운전 요령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어른들은 민족의 대이동 중에는 각별히 교통 질서와 안전에 의식전환을 필요로 한다.

특히 이번처럼 4일 정도의 연휴기간이면 평균적으로 약 90~130명의 교통사고만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작은 비행기 한 대 추락보다 많은 숫자 임을 깨닫자. 자녀들이 배우고 있음을 자각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