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권에 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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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권에 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바람
  • 안정주 기자
  • 승인 2015.09.07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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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윤종규 KB·한동우 신한·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들은 지난 3일 연봉의 30%를 자진 반납키로 했다고 밝혔다. 연봉 일부를 삭감해 마련한 재원으로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한 취지에서다.

전날 조찬 모임에서 청년층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해법을 모색하다가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실제 통계청에 조사에 의하면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9.4%로 전체 실업률(3.7%)의 2.5배 수준이다. 거기다 우리 경제 또한 저물가·저성장 디플레에 직면하고 있어 청년층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은행 등 나머지 시중은행장도 동참 선언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금융권에는 전에 없던 경영진의 연봉 삭감 바람이 불고 있다.

3대 금융 그룹이 마련한 재원은 계열사별로 300명 정도를 추가 채용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임금삭감이 3~4년간 이어졌던 전례를 보면 앞으로 3개 금융그룹에서만 1000명 이상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연봉 자진반납 이면엔 금융당국이나 정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하기도 한다. 은행을 계열사로 둔 국내 금융회사들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최근 3대 금융그룹의 연봉 자진반납 발표와 관련해 해당 금융그룹에 청년고용 확대에 적극 나서달라고 압박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짜 의도가 어찌됐건 그룹의 최고경영자들이 책임을 다해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은 두 팔 벌려 환영할 일이다. 책임은 임원들에 떠넘기면서 쥐꼬리 지분에 황제노릇만 하려는 일부 재벌 총수들과는 아주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까지 이러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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