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부는 냉기 속 숨가쁜 4자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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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부는 냉기 속 숨가쁜 4자 외교
  • 민경미 기자
  • 승인 2015.08.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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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교라인, 미일중과 다각도 접근
▲ 북한의 도발로 전방지역 안보관광지 출입이 사흘째 통제되는 가운데 출입통제 현수막이 내걸린 강원 고성군 현내면 마차진리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가 23일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민경미 기자] 한반도가 지난 20일 북한의 갑작스런 포격도발로 군사적 긴장이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했었다.

국민들이 불안에 떤 가운데 우리의 외교라인은 총 가동돼 국제사회를 상대로 숨가쁜 외교전을 치렀다.

우방인 미국은 한미동맹을 통한 확고한 한반도 방어태세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즉각 밝혔고, 중국은 사태악화를 막기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으며,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방 별장행을 취소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을 유심히 지켜봤다.  

미국 국무부 21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려고 하고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북한의 위협적 언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한·미 양국은 28일까지 연례 연합훈련인 을지 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 훈련은 불한의 포격도발 이후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동아시아담당 차관보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번 연합훈련을 (북한에 대한) 대비 태세를 높이는데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훈련과정에서 우리는 한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공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이 한반도에서 추가적 사태악화를 막기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접촉이 이뤄지며 긴장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상황을 관망하던 중국은 지난 21일 남북 긴장완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의 전화통화에서 “현 상황과 관련해 건설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선제도발의 책임 부분은 외면한 채 남북 모두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대했다.

북측에 대한 비난은 피하는 대신 남북한 모두의 냉정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과거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서 중재자로 나섰던 중국이 가장 많이 언급했던 단어도 냉정과 자제였다.

중국 지도부가 다음달 3일 전승절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과 동북아 긴장고조라는 돌발변수는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석에 대해 북중간에는 고위급 채널이 전혀 가동되지 않는 등 소원해진 북중 관계 때문에 예전 같은 혈맹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긴박해진 한반도 정세를 감안해 도쿄 총리관저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나카타니 겐(中谷元) 방위상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또한 지방별장 체류 계획도 취소하고 미국 등 관련 국가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향후 동향을 주시하고 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북한의 포격도발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군사분계선에서 남한과 북한 사이에 포격전이 벌어진 것에 매우 우려스럽다”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모든 당사자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남북간 충돌로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는 하지만 기습 도발에 대한 북한 측의 책임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로서는 북한의 추가도발 억제와 향후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응시 러시아의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 신중한 반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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