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 의원이 탈당과 함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
박 의원은 10일 탈당 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당의 도움과 은혜를 많이 받았다. 3선 국회 의원도 당의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면서,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분양대행업체 대표 김모씨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며, 회기 중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에 따라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이날 국회에 제출됐다.
박 의원은 “어느 때보다 당이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위기극복에 온몸을 던져야할 3선 중진의원이 당에 오히려 누가 되고 있다”면서, “당이 저로 인해 국민들에게 더 외면 당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저를 염려해주는 선후배 동료의원들이 비리 감싸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듣는 것도 가슴 아파 못 보겠다”면서, “당과 국회 곳곳에 남아있을 수많은 사연과 그 때의 동지들과 애환을 뒤로 하고 이제 당을 떠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의원은 “도덕성을 의심받는 사람이 무슨 면목으로 유권자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느냐”며 내년 4월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거나 주거가 불분명할 경우를 구속의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면서,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평생 고향 남양주를 떠난 적 없는 제가 어디로 도주하겠느냐”며 불구속 수사를 받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어 박 의원은 “회기 중 언제든지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며 증거인멸 우려 역시 없다고 강조하면서, “지난 30년 정치여정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마무리하도록 마지막 기회를 갖고 싶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