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메르스 여파서 점진적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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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메르스 여파서 점진적 회복 기대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08.0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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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체 심리개선, 실물경제 반영되고 있어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경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서 점진적인 회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3% 증가했다.

2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0.3%)와 같은 수준으로 작년 4분기를 제외하면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0.1%) 이후 약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올 2분기의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도 2.2%로 집계돼 1분기의 2.5%보다 떨어졌다.

이에 대해 전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저조하게 나타난 것은 메르스 확산과 가뭄 피해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메르스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6월 내수 분야는 직격타를 맞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생산은 숙박·음식업과 도소매 등을 주축으로 감소해 전월에 비해 1.7% 줄었다.

메르스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시민들이 대외활동을 자제해 내수 활동이 위축됐다.

예술·스포츠·여가(-13.5%), 숙박·음식업(-9.9%), 운수(-5.6%), 도소매(-2.9%) 등의 생산이 감소한데 이어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12.1%)와 가전제품 등의 내구재(-1.6%), 화장품 등 비내구재(-1.1%) 판매가 모두 줄어 전월에 비해 3.7% 감소했다.

이는 2011년 2월(-5.8%)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수출 역시 올해 들어 7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66억1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올해 들어 수출 감소율을 달별로 살펴보면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0%로 감소 폭이 점차 커지다 5월 들어 10.9%로 두 자릿수로 급증했다. 이후 6월 1.8%로 진정세를 보이다 7월에 다시 감소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고용시장 역시 아직까지 빙하기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20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32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증가폭은 전월의 37만9000명에 비해 5만명, 지난해 6월의 39만8000명에 비해 6만9000명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실업자수는 105만명으로 전년동월 94만9000명에 비해 10만1000명 늘었다. 실업자수는 올 2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100만명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연평균 실업자수는 93만7000명이었다.

다만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본격화 기대감에 메르스가 종식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은 지표에서도 엿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7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8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000명(5.6%) 감소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도 61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00명(1.3%) 감소했다.

구직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가 해고 등 사유로 실직했을 때 생활안정을 돕고 구직활동에 전념하게 하려고 지급하는 돈이다. 통상적으로 구직급여 신청자가 늘어나면 고용상황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출 역시 메르스가 진정되면서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다. 7월 수출 물량은 전년동월 대비 7.8% 증가했다.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한은이 조사한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제조업의 7월 업황 BSI는 70으로 집계돼 6월보다 4포인트 올랐다.

기업별로는 대기업의 업황 BSI가 75로 전월보다 2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은 63으로 6포인트 상승했다. 수출기업은 73으로 6포인트, 내수기업은 69로 3포인트가 각각 올랐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7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2로 전월보다 4포인트 올랐다.

박성빈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7월엔 메르스로 인한 타격이 진정됐고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업체의 채산성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기업 체감경기가 소폭 개선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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