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 핵연료 문제, 아는 사람끼리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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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 핵연료 문제, 아는 사람끼리만 말한다?
  • 김기락 기자
  • 승인 2015.05.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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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소재 한울원전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용역 결과 국민 인지도 심각할 정도로 낮아
 

[매일일보 김기락 기자] ‘미래의 재앙’으로 우려되는 ‘사용후 핵연료’ 문제를 국민들과 함께 고민하기 위해 2013년 10월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 위원회’가 발족해 활동을 한지 1년 반이 넘었지만 이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인지도는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론화 용역’을 민간기관에 맡겨놓고 정작 실질적인 홍보에는 큰 노력을 보이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사용후 핵연료 처분시설을 지역에 건설하려는 사전 작업이 아닌지 의구심마저 커지고 있다.

특히 사용후 핵연료 문제를 해결 관련 의견수렴을 위한 설명회나 공청회 같은 행사들이 이미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되면서 원전 주변 주민을 비롯한 국민 일반에 대해 정부정책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북 울진군 소재 한울원자력발전소 인근 지역주민의 의견수렴 용역을 맡은 LK경영연구원이 지난 21일 실시한 지역설명회 참석자 100명과 일반 지역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문여론조사기관에 의뢰 산출한 ‘사용후 핵연료’ 문제점 인지도 차이가 단적인 예이다.

인지도 조사 결과를 보면, 한울원전에서 발생되는 사용후 핵연료 관리방식을 알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일반주민들은 7.9%만 정확히 ‘습식저장’임을 알고 있었고 잘 모른다는 응답이 69.6%에 달했다.

반면 간담회 참석자들 중에는 알고 있는 사람이 52.9%, 모른다는 대답이 26.4%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역 주민의 25%가 알고 있다고 답했고, 압도적 다수인 74.1%는 잘 모른다고 답한 반면 간담회 참석 주민들은 알고 있다는 응답이 68.8%, 모른다는 응답이 31.2%로 나타났다.

원자로에서 3~5년간 핵분열을 하며 연소한 연료는 교체되는데, 이를 ‘사용후연료’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소량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추출하면 핵연료 물질로 다시 사용할 수 있지만 원료가 되는 우라늄 외에 제논, 플루토늄, 세슘 같은 맹독성 방사성물질도 생기기 때문에 폐기물로 간주되어 영구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23기가 해마다 쏟아내는 사용후핵연료는 700t에 이르고, 이미 발전소에 쌓여있는 양이 1만3500t에 달한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부터 새로운 저장기술을 적용하더라도 9년 뒤인 2024년이면 사용후핵연료를 더는 쌓아 놓을 수 없는 포화 상태 원전이 생겨날 것으로 추산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제6조의2)에 근거해 민간 자문기구인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했다.

위원회는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위치에서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일반시민, 이해관계인 또는 전문가 등으로부터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를 주관하고 공론화 결과를 정부에 권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한편 작년 12월부터 울진 지역 용역을 맡은 LK경영연구원은 그동안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현황 설명 및 정보제공을 통한 주민과의 정책소통, 관리방안에 관한 주민의견을 수렴하여 관리정책의 주민수용성을 제고하고 사회갈등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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