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상하다' 1등 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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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이상하다' 1등 SK텔레콤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5.05.18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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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오랜 기간 50%라는 시장점유율을 독식했던 SK텔레콤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로 감춰진 민낯이 드러났다. 가입자수 유지를 위해 외국인 명의를 도용, 임의로 선불폰을 대거 개통한 사실이 인정되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이다.

방통위는 최근 전체회의를 열고 SK텔레콤이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내리고 총 35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안건을 의결했다.

방통위는 KT와 LG유플러스, SK텔링크에서도 비슷한 행위가 저질러진 것으로 보고 각각 5200만원, 936만원, 5200만원의 과징금을 내렸지만, 업계 시선은 SK텔레콤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수년 간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온 비밀이 풀렸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SK텔레콤이 △외국인 명의도용 개통 △임시 정지된 선불폰의 임의 ‘부활(추가)충전’ △존재하지 않는 외국인 명의로 무단 가입 △약관에 정한 회선수를 초과한 법인 선불폰 개통 등으로 총 133만5000여 회선을 개통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같은 수치로 SK텔레콤의 과반 시장점유율 유지는 문제없이 유지되며 경쟁사를 압도하는 1위 사업자의 위엄을 수년 간 보일 수 있었다.

이 같은 문제 회선을 걷어내더라도 SK텔레콤은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를 압도하는 시장점유율 유지에는 변함이 없지만, 50%라는 상징적인 수치가 진실이 아닌 거짓에 기인했던 것이라는 점은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떨어트리는데 충분해 보인다.

최근 SK텔레콤은 ‘이상하자’ 라는 신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통신사 간 과도한 경쟁을 벗어나기 위해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상(異常)’한 시도를 통해 고객이 기대하는 ‘이상(以上)’의 혁신적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는 가장 ‘이상(理想)’적인 통신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그동안 50%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했던 모습은 그냥 이상한 모습이었다. SK텔레콤이 업계 선도 기업으로서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많지만 그 안에 진실이 없다면, SK텔레콤은 속빈 1등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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