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김정은 '공포 통치' 확인
상태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김정은 '공포 통치' 확인
  • 민경미 기자
  • 승인 2015.05.13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 내 권력구도 재편의 신호탄?
▲ 처형된 현영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연합뉴스.

[매일일보 민경미 기자] 북한 내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달 30일께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국가정보원이 13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현안보고에서 이같이 브리핑했다고 김광림 정보위원장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전했다.

현 무력부장은 군 서열 1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꼽히는 군내 실력자였고, 재작년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이후 숙청 처형된 인사 중 가장 권력 서열이 높은 고위급 인사여서 북한 내 권력구도 재편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현 무력부장은 북한 군 서열 1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꼽히는 군내 실력자였고,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미국과 핵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

현 무력부장은 지난달 24~25일 열린 군 일꾼대회에서 조는 모습이 적발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시에 대꾸하고 불이행했으며, 김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부분 등이 '불경', '불충'으로 지적돼 '반역죄'로 처형됐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현 무력부장은 이 같은 지적이 나온 뒤 2~3일 만에 평양 순안구역 소재 강건군관학교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포로 공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 6개월간 마원춘 국방위 설계국장, 변인선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등 김 위원장의 측근 간부들도 숙청됐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국정원은 "현영철 숙청은 과거 이영호 총참모장 숙청,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 숙청 때와 달리 당 정치국의 결정 또는 재판절차 진행 여부에 대한 발표 없이 체포 후 3일 내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또 "구체적 숙청 사유는 조금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장성택 처형의 주요 사유였던 '양봉음위'(陽奉陰違·겉으로만 따르고 속으로는 따르지 않음)도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정원은 이번 현영철 숙청 사건이 김 위원장의 '공포 통치'와 핵심 간부들에 대한 불신이 심화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반대로 간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가 지난해 5월 독살됐다는 최근 미국 CNN 방송 보도에 대해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국정원은 김경희의 신변에 이상 징후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고했으며, 현재 소재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 1월 평양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