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가천누리’ 본격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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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가천누리’ 본격 출범
  • 이춘만 기자
  • 승인 2015.05.0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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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봉사,애국 설립 이념 실현…장애인 처우 개선 및 고용 창출 효과

[매일일보 이춘만 기자]가천대 길병원은 오는 12일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해 자회사 ‘가천누리’개소식을 갖는다고 7일 밝혔다.

가천누리는 사회적, 경제적 취약 계층에 놓인 장애인 처우 개선을 위한 조치이다.

가천누리는 관리자급 직원 3명을 제외한 직원 모두가 3급 이상 중증장애인이다.

병원 인근 건물 1층을 사용하고 진료비 감면, 구내식당 사용 등 가천대 길병원 직원으로서의 복지혜택을 두루 누릴 수 있다.

한 직원은 “난생 처음 내 이름으로 된 통장을 갖게 됐다”고 말했고 다른 직원은 가천누리를 통해 처음 자신만의 책상과 의자를 가져봤다고 기뻐했다.

가천누리는 가천대 길병원이라는 모회사를 통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안정된 일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주요 업무는 병원의 특수성이 고려된 것이다.

가천누리 소속 장애인들은 오는 2021년까지 수기 기록된 병원기록을 영상자료화 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병원 내 약 600㎡의 공간에 쌓인 종이문서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병원은 진료행정 기록의 연계성을 확보하고,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임상연구의 소재를 얻게 될 전망이다.

추가적으로 수기 기록된 의무기록이 차지하던 600㎡의 공간은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가천누리 직원들의 업무는 이후 세탁업, 주차업 등으로 확대된다.

모회사 길병원과 윈-윈함으로써 가천누리는 안정된 수익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가천누리는 보다 많은 장애인에게 고용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고용을 차츰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21명의 직원은 2019년까지 매년 증원할 계획이다.

가천누리는 세상이라는 순 우리말 ‘누리’와 가천재단을 합성한 상호로 직원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이근 가천대 길병원 원장은 “주기만 하는 복지가 아니라 장애인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고 있으며 병원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상생이란 게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가천누리가 좋은 모델이 돼 장애인 고용이 확산되길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해 8월 초 가천누리 설립을 위한 구상을 마무리, 이를 바탕으로 8월 말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시설공사, 장비 및 운영시스템 구축, 인력 모집 및 교육 등의 절차를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실제적인 업무가 시작됐다.

◆ 가천누리, 확대 계기 제공

우리나라 장애인의 고용 현황은 매우 열악하다.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가 많지만 장애인의 고용 안정은 여전히 답보상태이다. 대표적으로 장애인의 경제적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인 장애인 취업률을 보면 알 수 있다.

통계를 보면 장애인 중 경증 장애인의 41.1%는 일자리를 가지고 있지만, 중증 장애인은 16.3%만이 일자리를 갖고 있다. 대다수의 장애인이 고용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반면 장애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일자리이다. 사회적,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소득보장’은 38.2%로 장애인들의 요구사항 1위에 올랐다. 많은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갖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 조사이다.

장애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장애인 중 90%는 질병, 교통사고 등 후천적 원인으로 장애를 갖는다. 2013년 기준 국내 등록 장애인 수는 전체 250만 명. 약 225만 명이 일상적인 삶을 누리다 갑자기 장애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가천누리 설립을 총괄 기획한 가천대 길병원 한문덕 행정원장은 “어느 날 발생한 장애는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며 “이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아닌 바로 자신과 가족들에게 닥친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기여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원장은 가천대 길병원 근무에 앞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바 있다. 1997년 보건복지부에서는 장애인 정책을 다뤄 장애인 제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한편, 탤런트 김혁씨는 가천누리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5월 11일부터 전파를 타는 ‘가족을 지켜라(KBS1)’에 출연하는 김혁씨는 재능기부를 통해 장애인 고용 촉진과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김혁씨는 “이번 가천누리 개소를 통해 국내 장애인 고용 촉진이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도 보다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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