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대권의 꿈…이완구, 국무총리 입각부터 사의표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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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대권의 꿈…이완구, 국무총리 입각부터 사의표명까지
  • 민경미 기자
  • 승인 2015.04.21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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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감싸던 새누리당 결국 등 돌려
이완구 총리가 21일 총리 공관에서 상념에 잠겨있다.연합뉴스

[매일일보 민경미 기자] 대권을 꿈꿨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중남미 4개국 순방 중 이 총리의 사의를 사실상 수용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출국 직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만났을 당시 이 총리 거취 문제를 귀국 후로 유보했다.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셈법이었다.

박 대통령의 이런 결정에 자신감이 생겨서였을까? 이 총리는 지난 19일 ‘4·19 혁명 55주년 기념식’에서 “대통령께서 안 계시지만 국정이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면서 자진사퇴론에 선을 긋는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20일에도 이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2백여 차례 통화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다 말씀드렸다”고만 답한 채 자진사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외부 일정까지 소화해냈다.

하지만 연일 거듭되는 야당의 해임건의안 공세와 비난 여론은 이 총리에게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청와대와 여당에서조차 명예스런 출구전략을 언급하며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해지자 이 총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한 채 사의를 표명했다.

자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 총리를 여론의 뭇매로부터 감싸던 새누리당은 20일 오전 당의 입장을 급선회했다. 이날 서울 관악을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당 지도부는 이 총리의 거취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이 순방에서 귀국하는 27일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다급함을 보였다.

"목숨까지 내놓겠다"던 이 총리의 해명을 반증하는 증거가 연일 보도되며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더 이상은 방치할 수 없다는 게 당 지도부의 중론이었다. 당 관계자들은 최고위 논의를 통해 '선(先) 사의표명 후(後) 처리' 방안을 당의 공식 입장으로 정하고 이를 김무성 대표가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최고위 논의 결과를 토대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당의 방침을 전달, 이날 정오를 전후한 시간에 청와대에 당의 공식 의견으로 입장이 전달됐다고 알려졌다. 또한 당 지도부의 뜻은 이 총리에게도 전달됐다.

이 총리가 이날 자정 직후에 이 총리가 박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연합뉴스의 보도로 알려졌고, 청와대는 첫 보도가 나오고 20여분 뒤에 이 총리의 사의 표명을 공식 확인했다.

이 총리는 지난 1월 23일 총리에 지명된 후 '언론 외압 의혹' '아들 병역 특혜 논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의 논란이 일었다. 계속되는 야당의 반대와 여론의 따가움을 헤치고 지난 2월 17일 현 정부 2대 총리가 됐다.

어렵게 총리 자리에 올랐지만 지난 9일 자살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이 과정에서 불거진 거짓 해명 논란으로 인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7일 귀국 직후 이 총리 사의를 수용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충청권 새누리당 핵심당직자는 “‘충청권은 결국 안 되는구나’라는 자괴감에 빠졌다. 후임 총리는 호남권에서 나오지 않겠느냐는 말이 오간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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