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vs LG '넘버 2'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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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vs LG '넘버 2' 쟁탈전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6.01.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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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현대차', 매출 'LG' 엎치락뒤치락

현대차, LG자산 합쳐도 1위 삼성 못 미쳐

[매일일보=권민경 기자] 재계 매출순위 2위 자리를 놓고 LG그룹과 현대차 그룹의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그룹별 매출을 잠정 집계한 결과 삼성그룹의 독주가 여전한 가운데 LG와 현대차는 모두 85조원대의 비슷한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자리다툼이 더욱 뜨거워졌다.

▲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최근 몇 년간 LG와 현대차는 매출규모 뿐만 아니라 총 자산 규모에 있어서도 재계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하며 자존심 경쟁을 벌여왔다.

LG그룹의 계열분리 이후 대체적으로 자산규모에 있어서는 현대차가, 매출에 있어서는 LG가 우위를 점해왔지만 현대차가 최근 급 상승세를 보이며 매출에 있어서도 LG와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 회장은 재계 2위 자리 지키기는 물론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당분간 두 그룹의 2위 쟁탈전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은 지난해 매출이 목표치인 139조5천 억 원을 초과한 1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85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돼 2004년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당초 목표치인 92조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 역시 잠정 집계한 매출액이 LG와 비슷한 85조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4년 72조 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차는 지난해 17% 성장을 기록하며 당초 매출 목표치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LG가 전자부문 등의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해 목표달성에 실패한 사이 현대차는 급성장을 기록하며 두 그룹간의 매출규모가 엇비슷해진 것이다.

현대차는 상승세를 몰아 올해는 100조원대의 매출 목표를 세우고 있어 90조원대 계획을 세우고 있는 LG와의 순위 변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독주 속 현대차, LG 2위 다툼 치열

삼성그룹은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총 자산 100조원의 시대를 열면서, 최근 몇 년간 자산 규모와 매출에 있어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뒤를 잇는 곳은 현대와 LG이지만 이 두 그룹의 자산은 아직까지 삼성에 턱없이 모자라다.

지난 2000년까지만 해도 자산규모에 있어 부동의 재계 1위였던 현대그룹은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그룹 해체의 길로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현대그룹은 7개 계열사에 자산규모 6조원의 그룹으로 축소됐고, 반면 2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자산규모 56조원의 현대차그룹이 이전 현대그룹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자리를 잡았다.

LG는 2003년까지 자산규모 재계 순위 2위를 지키고 현대차에 앞섰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
그러나 LS와 GS그룹이 분리되고, 현대차가 공격경영에 나서며 급성장을 하자 재계 서열 2위 자리를 놓고 자존심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1위인 삼성그룹과는 워낙 차이가 있어 2위 다툼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고, 또 바로 뒤에는 SK그룹이 맹추격을 하고 있기 때문에 2위 자리에서 밀릴 경우 SK에게도 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형성돼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구본무 LG회장의 경쟁은 그래서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일단 총 자산 기준으로 발표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 기업집단 순위에서는 현대차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2004년까지 LG의 총 자산은 54조원대로 현대차의 41조원에 비해 앞서 있었다.

그러나 LS와 GS 그룹 계열분리라는 변동사항이 생기면서 LG의 자산 규모는 51조원으로 줄어든 반면 현대차는 56조원대로 급증세를 보였다.

양측은 서로 "공정위의 자산기순 순위가 공식순위다"(현대차) 또는 "자산보다는 매출규모가 더 중요하다"(LG) 는 등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올해 두 회사 모두 글로벌 브랜드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초반부터 고삐를 단단히 쥐고 공격적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어 2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글로벌메이커' 도약, LG '일등 LG' 전략

현대차는 올해 명품브랜드의 입지를 굳히고 글로벌메이커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몽구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서 소재에서 모듈 전자 파워트레인 등 부품사업에 이르기까지 수직 계열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난해 그룹 매출 85조원을 뛰어 넘어 올해는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해외공장 추가건설 등 현지투자를 확대하고 아울러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신형 싼타페를 추가로 생산해 북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또 중국, 인도 등 다양한 국제 시장에 대한 영업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에 주력할 예정이다.

올해 자동차 판매목표는 지난해보다 20%가까이 늘어난 450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다.

한편 부품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의 수직계열화 작업도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다.

LG는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일등 LG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구본무 회장은 신년사에서 일등 LG를 위한 3대 전략으로 고객가치중시 체계적인 미래 준비 완벽함의 추구를 밝힌 바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와 비슷한 90조원대로 잡고, 디지털 TV, 정보통신 등 주력 사업분야의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강화, 선행 투자를 통해 시장 우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확대해 매출 구조를 향상시키고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성장에 주력해 나갈 방침이다.

LG전자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4월 폴란드에 디지털 TV 공장을 준공하고 러시아 투자 공장도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LG필립스LCD는 파주 7세대 공장 본격 가동을 통해 7세대 표준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LG화학 역시 PVCㆍABSㆍ전지 등 수익성 높은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클린에너지ㆍ고기능 필름ㆍ신촉매 및 신공정 등 미래성장엔진에 R&D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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