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위협 3대절벽 대해부]재정·인구·고용…벼랑 끝 한국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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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위협 3대절벽 대해부]재정·인구·고용…벼랑 끝 한국號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04.06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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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과거20년' 반면교사 삼아야"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저출산 고령화에 저성장까지 한국 경제가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상황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일본 경제가 경기침체와 저성장·고령화가 동반된 장기불황을 우리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버블 당시 급증한 부채가 경제주체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었고 디플레이션으로 귀결됐다. 수요가 감소하면 공급이 줄어 기업의 고용 축소로 이어지고 또 다시 수요 위축을 불러와 물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연속된 것이다.

한국 사회 곳곳에서는 출산율 정체로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청·장년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잠재성장률 저하로 이어지는 등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초기에 나타났던 징후들이 이미 발견되고 있다.

<매일일보>는 20년 전 일본이 이미 걸어갔던 길을 그대로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피하는 지혜를 모아보기 위해 ‘대한민국 위협 3대 절벽’이란 주제로 한국의 현재와 일본의 과거를 비교 분석하고 대안을 고민해보는 시리즈 연재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상당 부분 답습하고 있다”

민간 전문가의 말이 아니다. 한국 경제 정책 수립권자의 진단이다.

지난 2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국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비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부가 올해를 한국 경제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전 분야에 걸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위기감에서 시작된 것이다.

한국 경제는 현재 저성장, 저출산 기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고령화 시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성장률 둔화 속 복지 예산 급증으로 재정 수지는 악화되고 여기에 생산가능인구 마저 감소할 처지에 놓여있다.

이른바 3대 절벽의 위협에 당면한 것이다. 세 가지 위협요인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것은 ‘재정절벽’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재정적자는 33조4000억원으로 2009년 43조2000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재정적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2008년 이후 8년 연속이다.

일본 역시 버블 붕괴 직전 세수가 정점을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양국의 재정적자 배경은 부동산 경기침체 재산세 세수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급증이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복지지출은 115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8.5% 증가, 전체 정부지출 증가율 5.7%보다 높다. 늘어난 복지지출의 대부분은 노년층에 대한 복지 예산에 책정됐다.

한국이 빠르게 늙으면서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에 도달하고 조만간 인구절벽에 직면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인의 평균 연령은 40.3세로 사상 첫 40대 시대에 접어들었다.

1980년 25.9세였던 한국인의 평균 연령은 1995년 31.2세로 30세에 진입했다. 그 후 20년만에 40세로 훌쩍 뛰어오른 것이다.

평균연령이 높아진 것은 저출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율은 1.2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도 가장 낮았다.

이 같은 저출산 추세로 한국은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2018년에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14%를 돌파해 고령사회로 들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인 10명 중 1명(12.7%)이 고령인구였지만 2040년에는 10명 중 3명(32.3%)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노년부양비도 2014년 17.3명에서 2040년 57.2배로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또 2020년에는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해 노인 세대로 진입하며 2020년 이후 본격적인 ‘인구 절벽’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역시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점인 1990년 초반 일본의 자산과 부동산 시장은 모두 내리막세로 돌아섰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고용절벽’ 조짐 역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실업률은 4.6%로 5년만에 최고치로 나타났다. 체감실업률은 공식실업률의 3배 가까운 12.5%로 뛰었다.

특히 15~29세 청년 실업률은 11.1%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7월 11.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시장의 미래는 더 암울하다. 전경련이 30대그룹을 조사한 결과 올해 신규 채용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를 확대해도 고용은 늘지 않는 고용절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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