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원화 환율 8년4개월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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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원화 환율 8년4개월 만에 ‘최저’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5.03.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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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 11.5% 절상…對 유럽수출 감소세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유로화 대비 원화 환율이 8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나타났다. 엔화와 유로화 약세가 동시에 한국의 수출을 위협하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지난 17일까지의 유로·원 평균 환율은 유로 당 1207.08원이다.

이는 월평균으로 봤을 때 2006년 11월(유로당 1,205.32원) 이후 제일 낮은 수준이다.

재정위기를 겪은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2009년 3월 유로당 1904.04를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5년간 유로화 대비 원화 가치는 58% (유로화 약세)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유로·원 환율의 하락세가 예전보다 강하다.

유로·원 환율은 지난해 말 1336.52원에서 지난 17일 1198.59원으로 변했다. 유로화 대비 원화 가치가 석 달 반 만에 11.5%나 절상됐다.

유로·원 환율 하락은 유럽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업체나 여행객들에게는 호재다. 엔저(円低)에 따른 수출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로화 약세는 한국 경제에 타격이 될 수 있다. 한국 수출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유럽 기업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유로=1달러' 시대 임박 전망에 이달 들어 유로·원 환율은 2006년 5월 4일(유로당 1,182.12원) 이후 처음으로 1200원 아래로 하락했다.

이는 연초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 정책을 시작하겠다고 밝히자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생긴 일이다.

원화 가치가 엔화·유로화 등 다른 통화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게 된 한 가지 이유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기준금리 인하 직후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각국의 환율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국내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총 수출 측면에서 보면 대(對) 유럽 수출이 일본보다 많기 때문에 유로화의 환율 변동은 엔화 환율 변동 못지않게 우리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 수출에서 유럽연합(EU)이 점하고 있는 비중은 9.0%로, 일본(5.6%)보다 높다. 중국과 미국 비중은 각각 25.4%, 12.3%다.

실제로 올해 1월 EU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고 2월엔 감소 폭이 30.7%로 커졌다.

수출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하는 실질실효환율로 봐도 유로화 약세는 뚜렷하다.

세계 61개국의 물가와 교역 비중을 감안한 유로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달 89.98로 기준치(2010년=100)보다 10% 넘게 절하됐지만 원화는 113.44로 13% 이상 절상됐다.

이에 지난 2월 금통위에서 일부 위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선 한국도 환율 변동성을 축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관련된 여러 정책 수단을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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