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 우물 판 조양호 회장의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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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우물 판 조양호 회장의 ‘터닝포인트’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5.03.0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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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새로운 도약을 위해 끊임없는 혁신을 이뤄나갑시다.”

대한항공이 올해 창립 46주년의 뜻 깊은 해를 맞았다. 이와 동시에 한진그룹은 창립 70주년이라는 장수기업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1945년 한진상사라는 이름아래 화물운송업에 첫 발을 디딘 이 회사는 유연한 경영다각화를 통해 현재는 항공운송, 육상운송, 해상운송 등 다방면의 운송업을 펼치는 굴지의 대기업이 됐다.

70년의 세월동안 흘린 땀이 어느샌가 한국 산업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거대조직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진그룹을 이끄는 조양호 회장의 감회는 누구보다 남다르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첫째 아들로 태어난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업무에 필요한 실무 분야들을 섭렵하고 1992년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에 이어, 2003년부터 지금까지 한진그룹의 사령탑을 맡고 있다.

그룹을 위해 한 몸을 바친 조 회장에게는 근속 40주년이라는 훈장도 주어졌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40년 근속을 달성한 조 회장의 ‘성실성’은 국내 재계 역사에서도 손에 꼽힐 기록이다.

한 우물을 판 조 회장에게 축하꽃다발이 주어졌지만, 그는 기쁨을 온전히 나누기 보다는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먼저 다짐했다.

조 회장은 이달 창립기념행사에서 “글로벌 선도 항공사가 되기에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외형적 성장이 아닌 질적 내실화를 꾀해야 하며, 오랜 세월과 경험이 축적된 규정과 절차는 지키는 한편 임직원이 주체가 돼 현실에 맞지 않는 것들은 과감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현재 한진그룹은 환골탈태 수준의 과감한 구조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글로벌 선도 항공사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노력이 급선무다. 하지만 기업 문화 쇄신을 목적으로 마련한다는 소통위원회 발족은 아직까지 답보상태다.

조 회장의 첫째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이번 항소심 재판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실형을 선고했던 재판부가 담당하게 됐다.

법정에 선 딸자식을 두고 시름에 빠진 조 회장은 설상가상 인하대학교 총학생회에게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우월적 전횡이 의심되는 오너일가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아직도 싸늘하다.

결국 한진그룹 수뇌부는 올해를 기점으로 터닝포인트를 노리는 수 밖에 없다.

골치 아픈 현안들을 어물쩍 감추려하기 보다는 보다 진정성 있는 우물을 파는 정공법이 반기업 정서를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지름길이다. 70년동안 닦아놓은 길에 소통의 방점이 찍히길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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