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벤처인 듯 벤처 아닌 벤처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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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벤처인 듯 벤처 아닌 벤처 같은…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5.02.22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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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국내에는 인터넷 기업들을 포함한 게임·포털 등 벤처 회사들이 상당수 있다. 올해 국내 벤처기업 3만 시대가 열리면서, 매출액 총합도 200조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 2013년 기준으로 벤처기업의 평균매출액은 68억4000만원으로, 연매출 1조원이 넘는 벤처기업은 한때 팬택을 비롯해 코웨이, 네이버, 넥슨 등이 있다.

정부에서도 벤처기업 투자·육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는 등 국내에 벤처 붐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잇단 사회적인 문제점들이 터져나오면서 벤처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추세다. 갑질 채용으로 논란을 빚은 5년차 벤처 ‘위메프’의 사례만 보더라도, 국내 대기업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됐던 이러한 횡포들이 벤처기업에서도 세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벤처하면 보통의 대기업들과는 달리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한 개방적인 성향의 그룹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벤처기업들은 상당히 보수적인 집단이다. 대부분 업계 1위가 폐쇄적이기 마련인데, 반대로 나머지 후발주자들이 더 폐쇄적인 경우도 많다.

이러한 집단의 특수성으로 인해 결국에는 최근 ‘갑질 채용’, ‘열정페이’ 등이 터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비난을 넘은 비판 여론은 결국 가입자들의 탈퇴 러쉬로 이어지며 업계 1위를 넘보던 위메프에게 시련을 안겨주기도 했다.

벤처기업의 이상과 현실에 많은 신입들이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국내 굴지의 벤처기업에 종사하다가도 금세 시골로 귀향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근사한 사옥에 자유로운 출퇴근제, 수평적인 직급, 대기업 못지 않은 급여 등으로 꿈의 직장처럼 보이지만 막상 현실에 부딪혀보면 그만큼 압박하는게 여느 대기업들보다 심하다는 것이다. 잦은 야근은 물론이고 창의성·상상력을 강요하며 부추긴다는게 업계 종사자들의 분위기다.

이제는 벤처 기업 자체적으로도 보여주기식 선진 기업 문화가 아닌 내부적으로 진실된 개편과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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