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큰손’ 요우커 모시기에 내국인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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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큰손’ 요우커 모시기에 내국인 ‘찬밥’
  • 안정주 기자
  • 승인 2015.01.27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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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서비스·통역서비스에 조선족 직원 채용…요우커 맞춤형 마케팅

▲ 지난해 10월 신세계백화점이 국경절 연휴에 본점을 방문한 중국고객을 위해 진행한 판다 환영세레모니.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 직장인 이미영(28·여)씨는 최근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았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겨울 코트를 구입하고자 들른 의류매장에서 직원이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을 응대하느라 본인은 투명인간 취급을 했다는 것. 이씨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파느라 내국인 손님은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유통업계가 쇼핑 큰 손으로 부상한 요우커들에게 집중하는 가운데 내국인들은 역차별을 받는다는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유입한 요우커들은 566만명 정도였고 올해는 그 숫자가 8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들 대다수가 관광 등의 단순한 목적을 가지고 한국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우커 중 87%가 한국에서 쇼핑한 최대금액이 5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1억∼2억원의 쇼핑을 했다는 사람이 39%로 가장 많았고, 5000만∼1억원(23%), 2억∼3억원(1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요우커 중에서도 큰 손들은 한번 쇼핑에 3억원 넘게 쓰는 사람도 꽤 있다고 한다.

이렇듯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우커들을 잡기위해 픽업서비스, 통역서비스 등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의 애정공세가 이이지고 있다. 백화점 상풍행사도 요우커들에게만 한정된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어 국내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외국인들의 쇼핑 천국이라 불리는 명동의 경우는 더하다.

대학생 윤희정(24·여)씨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명동의 로드샵에서 주로 화장품을 구입하고 있지만 중국인 고객들에게 너무 맞춰져있는 서비스가 불편했다. 윤씨는 “최근 클렌징을 구입하러 갔다가 한국어가 어눌한 조선족 직원이 배치돼 있어 언어소통이 답답했다”고 전했다.

명동의 화장품 매장들 역시 요우커에게 치중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한국어가 서투른 조선족이나 교포들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어 정작 내국인 소비자는 불편을 겪고 있다.

명동에 위치한 한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내국인보다 중국인들의 객단가가 높다”며 “매출에 큰 영향을 차지하는 외국인들에게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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