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수군의 핵심 판옥선 건조, 임진왜란 승리의 숨은 주역
[매일일보 윤형록 기자] 고흥군(군수 박병종)은 16세기 조선의 명장이자 임진왜란 승리의 숨은 주역인 고흥군 출신 정걸장군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오는 12월 18일(목) 오후 2시 고흥문화회관 김연수실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방대학교 노영구 교수의 「일본 측 자료로 본 조선수군의 무기계와 정걸장군」, 최인선 순천대학교 교수의 「정걸장군 관련 유적과 유물에 대한 검토」에 대해 추가 발제가 있으며, 제장명 해군사관학교 석좌교수, 정판성(전대사대부고 교장역임), 정종역 압해정씨 광주종친회장이 발제에 대한 토론에 참여할 계획이다.
정걸장군(1516~1597)은 불우헌 정극인의 5세손으로 고흥군 포두면 길두리 후동에서 1516년(중종 11)에 태어나 30세에 무과에 급제하고, 1555년(명종 10) 을묘왜변 시 도순찰사 이준경의 군관이 되어 해남과 강진 등에 침몰한 왜구를 평정 하였으며, 이 공로로 해남 남도포 만호, 부안현감이 되어 왜구로부터 서남해안 일대를 지키게 되었다.
이후 11년간 함경도의 온성과 종성의 부사가 되어 여진족의 침입을 막았으며, 조정에서 그 공을 인정하여 1572년(선조 5)부터 경상우수사, 전라좌수사, 전라병사, 전라우수사 등 남해안을 지키는 장군으로 임명하게 된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발발할 당시 장군은 이미 78세의 노장이었으나, 전라좌수군의 조방장이 되어 전라좌수사인 이순신을 도왔는데, 임진년 2차 출병 시 흥양에서 전라좌수영의 관할인 각 진과 보를 지키는 임무를 맡았으며, 한산도대첩 시 전라좌수영의 거북선에서 싸우다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다.
또, 부산포 해전 시 녹도만호 정운과 함께 적선 100여척을 부수는 전과를 올리기도 하였으며, 그 후 장군은 충청수사가 되어 행주대첩 시 수세에 몰리던 권율 장군과 관군 및 의병들에게 화살을 2척의 배에 실어 응원하였고, 창의사 김천일, 경기수사 이빈 등과 더불어 강화도와 선유도, 용산 일대를 장악하여 왜군이 한강을 넘지 못하도록 하였다.
1597년 정유재란이 일어나던 해 장군은 서거하시는데, 같은 해 그의 아들인 영광군수 정연과 손자인 낙안군수 정홍록도 왜군과 싸우다 흥덕에서 전사하니 3대가 나라를 위한 충절이 가득하다 할 것이다.
호남절의록과 족보, 신도비, 유허비, 묘비 등의 기록에는 장군이 해상전투에 쓰이는 무기를 만들고, 판옥선을 제작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영조 대 어사 이이장이 판옥선을 보고 배가 오래되어 쓸모가 없으니 해체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영조가 판옥선은 명장 정걸장군이 만든 것이니 보존하라고 한 기록이 있어 판옥선이 장군의 고안한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고흥군 관계자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정걸장군의 생애와 업적, 임진왜란 당시의 활약, 유적 및 유물 소개 등 장군과 관련된 사료와 자료를 집대성하여 살펴보고 조선중기 정걸장군과 고흥군이 가졌던 의의를 다시 한 번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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