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세월호’의 악몽…사조산업 오룡501호 침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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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월호’의 악몽…사조산업 오룡501호 침몰 충격
  • 민성아 기자
  • 승인 2014.12.02 16: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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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선원 가족들 “좌초후 4시간이나 퇴선명령 늦어져 참사”
선령 40년 노후선박 무리한 조업…구조 최선 다한지도 의문
 

[매일일보 민성아 기자] 폐선 수준의 낡은 선박을 무리하게 운항하다가 침몰이 예상되는 상황이 닥쳤는데도 퇴선명령이 늦어지면서 최악의 해상 인명참사를 낳았던 ‘세월호 침몰 사건’의 악몽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다시 재현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베링해 인근에서 조업중이던 명태잡이 어선 ‘501 오룡호’가 좌초 후 침몰하는 사고가 벌어져 한국인 선원 10명 등 총 52명이 실종됐다. 오룡호에 승선한 선원은 총 60명으로, 이중 외국인 선원 7명이 구조되고 한국인 선원 1명은 구조 직후 사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2일 “현재 사고 수역에서 수색작업이 진행중이지만 추가 구조 소식은 없다”며 “선박들이 나가 현장과 주변을 수색하고 있으나 파도가 높고 수온이 낮아서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구조 직후 사망한 한국인 선원도 저체온증이 사망 원인이었는데, 수온이 0도 정도일 경우 체온 유지를 위한 특수복을 착용하지 않으면 15분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고 실제 사고 해역은 수온이 영하 0도 안팎에 불과하다.

▲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주 인근 서베링해에서 선원 등 60명을 태운 1천753t급 명태잡이 트롤선인 '오룡501호'가 침몰한 지 하루가 지난 2일 오전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실종자 가족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밤새 진행된 수색상황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실종선원 가족들은 “사고 해역 수온이 영하인데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실종 선원들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가능한 모든 선박과 구조장비를 동원해 수색·구조 작업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특히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나서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4시간 이상 여유가 있었는데 선사에서 퇴선 명령을 제때 하지 않고 선원구조 준비도 제대로 못 해 참변이 발생했다”고 선사인 사조산업을 향해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501오룡호가 애초 어획량을 다 채웠는데도 선사의 추가 조업지시로 무리하게 조업하다가 사고가 난 것 아니냐는 실종 선원 가족들의 주장에 대해 사조산업 측은 “관련 서류와 기록을 검토해보고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 2일 오전 부산 서구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열린 오룡501호 침몰사고 브리핑에서 김정수 사장과 임채옥 이사(오른쪽)가 수색상황 등 실종 선원 가족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조산업 관계자는 “바다 상황은 현장에 있는 선장이 판단, 조업 여부를 결정한다”며 “퇴선 명령이 오후 4시에야 내려진 것은 501오룡호 측에서 펌프를 이용해 물을 퍼내 선박이 어느 정도 복원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선사에서는 퇴선 명령을 선장 몫으로만 돌리는데 위기 상황에서는 본사에서 퇴선 명령을 해줘야 한다”며 “배에 이상이 생겼으면 구조 작업이 가능한 한 큰 선박을 이동시켜 우선적으로 선원을 구조하는데 전력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조치가 늦어졌다”고 반박한다.

501 오룡호가 노후화해 사고가 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한 선원 가족은 “지은 지 40년 가까이 돼 쓰지도 못하는 배를 외국에서 사와 수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업시킨 게 문제”라며 “사고 전 통화에서 할당받은 어획량을 다 잡았는데 선사에서 추가 조업지시를 했다고 들었다. 추가 조업 지시 때문에 노후선박이 악천후에 조업에 나섰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항의했다.

선원 가족들은 구조·수색 작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가족들은 “밤샘 수색·구조작업을 했다는 것도 못 믿겠다. 신발 한 짝이라도 건져야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 사조산업의 1,753t급 명태잡이 트롤선인 '501오룡호'가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사조산업 사무실 앞이 취재진 등으로 북적거리고 있다. 연합뉴스

구명장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나왔다. 한 선원 가족은 “구명 뗏목이 한 개만 작동한 거 아닌가.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다른 선원들은 구명 뗏목을 못 탔을 이유가 없다. 제대로 점검도 안 하고 출항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한편 김정수 사조산업 사장은 “실종된 선원 가족들과 국민에게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실종 선원 수색·구조에 온 힘을 다하겠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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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수 2014-12-02 20:08:03
세월호사건에 이어 오룡501호 침몰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 배탑승자중 한국인도 탑승해있습니다. 가족분들은 마음이 아플테고 빨리 돌아오기를 기도하고있을것입니다. 그러니까 얼른 꺠어나 가족들곁으로 무사히 돌아가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