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후강퉁 황금알 낳는 거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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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후강퉁 황금알 낳는 거위인가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4.11.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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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후강퉁(상하이·홍콩 증시간 교차거래)이 17일 시행됐다. 증권사들은 후강퉁 시행에 발맞춰 각종 마케팅을 펼치면서 투자자 선점에 나서고 있다.

중국 상장사 담당 애널리스트를 신규 배치할 뿐만 아니라 중국주 시세를 조회하기 위해 HTS와 MTS를 개편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투자설명회를 개최함과 동시에 중국기업 자료 제공을 위한 상장편람을 발간하기도 했다.

시장 역시 중국 시장 개방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편적으로 한국 증시에서 몇 년간 철저하게 소외받았던 중국 국적의 주식들이 근래 단기간에 급등하기도 했다.

후강퉁 시행 첫 날 외국인 투자분 소진한도는 오전에만 82%를 기록했으며 거래금액은 평소의 5배에 달했다. 증권사는 평소의 7~8배에 달하는 고객 문의 전화 응대로 정신이 없었다.

이처럼 중국 시장 개방에 환호하는 시장을 보면서 지난 2007년 펀드 붐 시대가 오버랩된다. 당시 중국을 위시한 신흥국들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가입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이 만연했다.

2008년 들어서면서 결과는 참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증시가 급락하면서 해외펀드들은 줄줄이 손실이 났다. 반토막이 나는 것은 기본이고 어떤 펀드는 원금의 80%를 손해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 증권가에서는 ‘고등어(손실이 절반)’ ‘갈치(손실이 4분의 3)’ 등 어류를 빗대 상황을 표현하기도 했다.

금융당국도 후강퉁 시행과 맞물려 달아오른 금융투자업계 마케팅에 대해 불완전판매 관련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후강퉁을 통한 거래와 결제는 중국 위안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위안화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후강퉁이 '유토피아로 향하는 열쇠'가 될지 아니면 '독이 든 성배' 역할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투자는 본인의 결정이고 결과 역시 각자의 선택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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