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중공업 고강도 조직개편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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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대중공업 고강도 조직개편 성공할까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4.10.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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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최수진 기자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현대중공업이 최악의 실적 악화를 해결하기 위해 칼을 뽑아 들었다.

현대중공업의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회사 정상화를 위한 조직개편으로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의 임원 260명 모두에게 사표를 받았다.

인사 발표는 그동안 11월~12월 사이 이뤄져왔지만, 최 회장과 권 사장은 더 이상 인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한 달 앞당겨서 시행한 것이다.

조직개편을 한 달 앞당겨 시행한 데에는 오는 31일 예정된 주주총회의 영향이 크다.

현대중공업 측에서는 “이번 인사는 예정돼 있었지만 임금 및 단체협상이 늦춰지자 더 미룰 서 없어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주주총회에 앞서 올해 부임한 최 회장과 권 사장의 체제를 굳건히 하기 위해 실시됐다는 관측이다.

최 회장과 권 사장은 영업 손실만 1조원을 넘긴 사상 최악의 실적에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 8월과 9월에 각각 선임됐다.

이들이 부임한 뒤 가장 먼저 임단협 해결을 꼽았지만 노사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결국 노동조합원들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무기한 연장됐다.

새 CEO의 부임 이후 ‘무언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조직개편은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때문에 이번 대규모 인사는 당연한 수순이다. 임단협 문제를 매듭짓지 못했기 때문에 고강도 개혁은 필요한 시점이었던 것.

그러나 급격하게, 대규모로 진행된 조직개편에 대해 불안한 시선은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260명 중 70%는 재신임해 중용한다고 하지만 한꺼번에 리더가 바뀌기 때문에 조직의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또한 주총 전까지 조직개편을 마무리 짓기 때문에 불신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이 고강도 개혁안을 발표한 바로 다음날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부사장을 현대미포조선 신임 사장에 승진 발령을 내고 현대중공업의 3개 사업본부장 인사도 단행했다.

노조에서는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내 임원들을 ‘돌려막기’식으로 중용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조직개편은 결과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사상 최악’이라는 성적표를 이미 받아든 상태이기 때문에 회사 내부에 극복에 대한 의지가 충분한데다가 새로 부임한 최 회장과 권 사장에 대한 신임도 높은 상태다.

중요한 것은 현대중공업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잡음을 최소화하는데 있다. 하반기 현대중공업의 실적은 올해 상반기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영 정상화의 첫 단추인 실적 개선이 이뤄진다면 현대중공업의 이번 인사가 ‘합리적인 변화의 움직임’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약간의 잡음이 논란으로 이어질 경우 새 CEO의 행보가 독단적인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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