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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4.10.13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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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위기의 삼성전자, 돌파구는 있는가
⓷M&A로 해답찾기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이건희 회장은 1987년 회장 취임 당시 매출 9조원이던 삼성전자를 오늘날 매출 200조원 대의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프랑크푸르트 선언’, ‘마하경영’과 같은 미래 지향적인 경영철학을 앞세워 삼성전자의 체질을 개선,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 반면 지금껏 이 회장이 이룬 업적 탓에 그의 부재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회사 전체에 치명타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에 치우친 회사의 기형적 수익구조와 부실한 소프트웨어(SW) 경쟁력 등은 삼성전자가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편집자주>

▲ 이건희 회장은 지난 27년간 삼성전자를 세계 최고 전자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장본인이지만 그의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수록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역할론도 점차 커지고 있다.
HW 의존 벗고 양질의 ‘콘텐츠’ 키우기 급선무
美 벤처기업 잇따라 인수…이재용 역할론도 대두

이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포스트 이건희’로서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 회장 취임 당시 글로벌 시장을 쫓던 삼성전자와 달리 현재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선도기업 지위를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중책을 떠안고 있다.

모바일 편식에 전체 실적 휘청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 간 스마트폰 갤럭시S·노트 시리즈를 앞세워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10조1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분기 10조원 벽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어진 4분기에는 8조310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급락하며 꾸준히 제기되던 위기설에 불을 지폈다. 올 1분기에는 8조4900억원으로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 2분기에는 7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기세가 한풀 꺾였다.

더군다나 지난 7일 발표된 3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4조1000억원을 올려 반 년 만에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0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2년 2분기(47조6000억원)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에 대해 원화강세,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 둔화,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IT·모바일(IM) 부문에 집중된 기형적인 수익 구조다.

몸집에 맞는 두뇌 키우기

삼성전자가 글로벌 ICT 기업의 위용을 유지하려면 SW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쟁사인 애플은 출시 때마다 마니아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아이폰이라는 확실한 하드웨어(HW)와 이에 최적화된 iOS라는 전용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보유하고 있어 구글의 안드로이드에만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판매량과 점유율에서는 애플 아이폰에 앞서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애플이 더 안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약점 중 하나인 SW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개발자 콘퍼런스’를 처음 개최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행보는 SW 분야에서도 세계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함 과 동시에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SW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세계 유수의 ICT 기업들이 SW와 서비스를 중심으로 ‘생태계 구축’과 ‘가치 사슬 형성’에 공을 들여 온 점에 착안, 본격적으로 ‘몸집’(HW)에 맞는 ‘두뇌’(SW) 키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타이젠’ 경쟁력을 키워라

SW 경쟁력, 그중에서도 자체 모바일 OS 확보는 삼성전자가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노트 시리즈의 성공 이면에 자체 모바일 OS가 없어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하며 반쪽 1등에 머물렀다.

국내 ICT 업계 성장을 비롯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플랫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자체 OS ‘타이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세계 ICT 시장은 기존의 스마트폰, 태블릿PC를 넘어 착용형(웨어러블)기기, 자동차 등 모든 사물에 ICT가 접목된 사물인터넷(IoT) 시대로 전환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견고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와 iOS에 맞서 타이젠을 세계 시장에 안착시킨다면 국내 관련 업계의 고성장은 물론, 우리나라가 세계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주도하는데 밑거름도 될 수 있다.
다만 타이젠이 갤럭시S·노트 시리즈와 같은 전략 스마트폰에 탑재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증 되지 않은 타이젠 승부수를 띄웠다가 자칫 그동안 쌓아올린 제품에 대한 고객 신뢰도마저 추락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60조 현금성 자산 활용해야

처참한 분기 실적표를 받아 든 삼성전자에게 이건희 회장의 부재에 따른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기형적 수익구조 △중국 기업들의 약진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애플과의 특허소송 마무리 △미래먹거리 마련 등을 해결해야할 과제로 떠안았다.

▲ 세계 주요 ICT 기업들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부족한 사업 영역을 보강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M&A 활동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과제 해결을 위해 기존 인력으로 세계 시장을 따라잡기 보다는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으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외부 M&A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최근 잇달아 미국실리콘밸리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벤처기업들을 M&A하고 관련 인적자원들도 영입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온라인 동영상 검색서비스를 제공하는 쉘비TV의 인적자산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8월에는 스마트홈 플랫폼업체인 스마트씽스, 에어컨 공급업체 콰이어트사이드, 여기에 지난달에는 캐나다의 모바일 프린팅 업체인 프린터온을 인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수 십 억 달러에 이르는 대대적인 자본투자를 통해 스마트폰과 TV, 메모리칩과 평면패널 디스플레이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왔지만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이 둔화되기 시작했고 향후 성장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타이젠과 같은 SW와 스마트홈 등에서 독자적인 성장을 모색했지만 한계를 느꼈고 업계 전문가들도 구글, 애플 등 다른 경쟁사들처럼 삼성도 60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M&A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삼성이 외부 M&A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은 개방보다는 통제를 중시하는 전통적인 기업문화에서 기인한다.

또한 1990년대 세계 5위권 컴퓨터 제조업체였던 미국 AST리서치 인수에 따른 손실과, 2008년 플래시 메모리 카드 제조업체인 샌디스크 인수실패와 같은 과거 사례가 M&A 추진에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화는 글로벌 ICT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감한 M&A를 통한 ‘빈칸 채우기’가 절실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늘날 세계 최고가 된 갤럭시S·노트 시리즈는 과거 이 회장이 불량 휴대전화 15만대를 불태운 이른바 ‘휴대폰 화형식’이 출발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부회장 역시 처참한 분기 실적표를 받아 든 현재 어떤 진단을 내리고,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삼성전자의 미래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스마트폰 경쟁력에 비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비롯 각종 솔루션을 아우르는 통합된 개념인 ‘스마트홈’을 통해 미래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삼성전자 모델이 스마트폰과 냉장고를 ‘삼성 스마트홈’ 기능으로 연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모바일, 생활가전, 반도체 등 각 사업부문에서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스마트홈이 HW와 SW를 비롯, 각종 솔루션을 아우르는 통합된 개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

또한 구글, 시스코 등 글로벌 기업과의 포괄적 특허 공유 계약으로 향후 스마트홈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도 더욱 탄탄해졌다. 삼성전자, 구글, 시스코 등 3개사의 특허 공유로 HW(삼성전자), SW·콘텐츠(구글), 네트워크(시스코) 등 스마트홈 시장 전반에 걸친 방대한 협력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집안의 가전기기를 조작하는 방식 외에도 생활가전 제품 자체에 스마트 기능을 탑재하는 것으로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외부 기업들과 협업해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보여온 폐쇄적인 기업구조를 탈피해 개발자들에게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방하고 다양한 OS를 지원, 최대한 많은 파트너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모바일, TV, 생활가전 등 각 사업부문이 공동으로 스마트홈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스마트홈위원회도 설치해 탄탄한 입지 구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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