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민들은 대한민국이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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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민들은 대한민국이 버겁다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4.09.25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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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2014년 대한민국의 지난 9개월은 슬픔으로 얼룩졌다. 세월호 참사가 가져온 큰 상처는 당사자와 가족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할 역사적 사건 앞에,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언제나 그렇듯이 언성을 높이고, 서로 등 돌리고 뒷짐을 지고 있는 국회를 보면서는 한숨이 절로 나오는 긴 시간을 보냈다.

세월호 참사뿐만 아니라 어느 해 보다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연이어 터지자, 누리꾼들은 ‘건강히 살아남기’가 올 한 해 목표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슬픔으로 얼룩진 국민들의 무거운 마음에 정부와 기업들은 무게를 더하고 있다.

미래 100년을 대비해 한국전력 본사 토지 입찰에 무려 10조5500억원을 쏟아 부었다는 현대차그룹을 보며 어이없는 행위에 대한 답변으로 “현기차 급발진 인정하는 소리하고 있네”라는 누리꾼들의 조롱이 생각나 쓴 웃음을 머금게 된다.

외국에서는 싼 스마트폰이 국내에서는 20만원이나 비싸게 줘야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바보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도 보인다.

정부 덕분에 매년 수 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이통사들과 달리 국민들의 가계통신비 부담 고민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의 시장과열 경쟁을 차단하고 국민들의 이용 편익을 증대하겠다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을 요란하게 추진하던 정부가 결국 기업의 편에 서서 반쪽짜리 결과물을 도출하며 실망감을 안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7만원 이상(2년 약정 기준)의 고가 요금제에 한 해서만 단말기 보조금을 최대한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며 국민들에게 직접 비싼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일회성 비용에 지나지 않는 이동통신 가입비 단계적 폐지를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이라고 자신하던 모습은 그나마 양반이다.

세월호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잘 보듬어주지 못한 대한민국, 대기업의 자본 논리에 국민들을 한숨짓게 하는 대한민국. 열심히 살아도 불행은 나에게만 찾아오는 것 같고, 나의 땀방울은 절대 보상 받지 못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여러모로 버겁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 주제에 감히 대한민국을 어찌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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