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신부 "교황이 온다는 것은 가르침이 온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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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신부 "교황이 온다는 것은 가르침이 온다는 것"
  • 조성호 기자
  • 승인 2014.08.15 0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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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은 한국 정치가 달라질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

[매일일보] 세월호 유가족 도보순례단과 함께 걸으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 촉구에 앞장서는 이가 있다. 사회 정의를 위해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인권 향상을 위해 어디든 가는 이가 있다.

그는 바로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영선 신부. 그를 만나 세월호사건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에 대해 들어보았다.

-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 집에 불이나면 불이 난 원인을 밝혀야 한다. 304명이 죽은 사건인데 원인이 없다는게 말이 안 된다.

인간이라면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져 사고 난 원인에 대해 되돌려봐야 한다. 세월호 관련해서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너무 많고 사건은 한 가지인데 볼 때마다 이상하다. 정부와 국가가 왜 필요한가? 정부는 국민을 위해서 필요하다. 국민이 없으면 국가가 필요없다. 304명의 죽음의 원인이 밝혀지고 이를 계기로 투명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서는 유가족 입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다시 합의해야 한다.

- 세월호도보순례단과 함게 하시면서 드는 생각은?

△ 세월호 가족들의 도보순례단과 함께한 것은 이 사건의 역사화 · 사회화에 동참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세상의 폭력에 대한 책임감과 참회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찢는 심정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번 세월호 사건은 한국 정치와 사회가 달라지는 변곡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사람들이 바라는게 뭔지 정확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서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의 의미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 교종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한국교회와 사회를 보면서 좀 웃기다고 해야 할까? 종교지도자가 온다는 것은 권력이 온다는 것이 아니라 가르침이 온다는 것이다. 교종이 주시는 가르침을 통해 변화가 이뤄지길 바라야 합니다. 그 변화의 지점이 우리가 환호하는 지점이라고 여깁니다.

또한 교황이 떠난 자리에 가르침과 인격이 남을 건데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안다면 우리는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맞이하여 환호하다가 다음 순간에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 지르는 그 옛날의 예루살렘 사람과 같은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가르침이 오시는 데 돈과 권력이 마중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시대의 종교인들의 속살과 권력의 끝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가난한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 세월호 유족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이 교황이 지나가주길 바라는데 우리가 우리 아픔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목(?)을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가 이런 얘기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끄러운거다. 교황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한다. 다만 빛을 비춰주고 화해를 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가교 역할은 하지만 화해를 하는 것은 당사자의 문제다.

- 사회의 정의를 실현하고 진정한 평화가 오기 위해 종교인으로서 역할은?

△ 오늘날 한국에서 종교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졸업장이 네 개입니다. 그이후 중고 대학교 때까지 인간의 인격이 성숙해지는 시기에 종교가 개입할 틈이 없습니다. 모든 교육이 시험을 위한 교육밖에 없다. 처절한 경쟁관계에서 성장을 한다.

모든 아이들을 취업전선에 일렬종대로 세워놔 비참한 인생을 살도록 강요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50프로가 비정규직이고, 취업자의 80프로가 비정규직입니다. 언제든지 사주가 해고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누구인지 근본에 대해서, 우주 만물에 대해서, 인간영역을 벗어난 초월에 대해서 대화하고 공감할 수 있는 틈새가 없다. 한국에서 종교는 할 일이 없습니다. 복만 빌어주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 교육제도가 바뀌어야 한다.

- 인권재단 상임이사님인데 우리나라 인권에 대해서 한 말씀?

△ 인권의 근거 무엇 때문에 인간의 권리가 생기는가? 관계맺음이 인간의 권리 핵심이다.

하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서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우리사회에 인권은 없다. 내가 상대를 존중했을 때 인권이 생기듯 인권은 사람 관계 안에 생긴다. 서로 존중해주고 다름을 인정해줄 때 인권이 생기는 거잖아요. 평등하지 않으면 인권이 없거든요. 친구도 없고. 나이도 필요 없이 한국은 완전히 계급화가 됐다.

- 종교문제로 인한 전쟁이 많은데 해결 방안은?

△ 종교는 허울이고 종교의 가르침과 관계없이 책임자들의 탐욕이 전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지 전쟁을 부추기는 종교는 없다. 종교의 가르침을 이용해 탐욕스러운 지도자들이 일으키는 것이 전쟁이다. 종교인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그 가르침과 근본에 충실한 사람이 종교의 지도자가 되어야할 것입니다.

- 종교화합을 이루기 위한 방법은?

△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며 종교를 강요하지는 말아야 한다. 내 안에 이미 다양한 종교가 섞여있습니다. 종교인들이 자기 종교의 가르침에 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건 신앙입니다. 어떤 종교도 폭력을 교리로 하는 종교는 없습니다.

- 신부님이 바라본 현 시국과 국민의 삶에 대해?

△ 현 시국이란게 정치현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월호 사건을 보며 304명의 피 값으로 대한민국 국민이 공감하는 능력을 회복했다. 배움의 값이 참 크다. 세월호와 5.18 민주화 운동은 닮았다. 이건 피살이고 학살이다. 대통령은 5년계약 선출직이다. 7시간 자리 비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사생활이라고 하는 것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국민의 삶이 질이 어느 정도인가 묻는다면 점수를 못주겠다. 좋았던 제도가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식량과 에너지, 의료, 노동자들의 삶의 조건 등. 쌀 수입 관세화도 중대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누구랑 상의 했는지 모릅니다. 식량의 실상이 이렇습니다. 바나나는 전 세계에 1개의 회사가 공급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유통되는 80프로의 식량을 8개의 회사가 독식을 하고 있다.

이건 재앙이다. 유전자 조작GMO식품들 뿐 이다. 이것은 상상이 불가능한 재앙이다. 특히 인간은 먹는 것이 성격형성에 중요한 요인을 차지합니다. 24세 이전에 먹는 것에 따라 성격표현이 다르게 드러나는데 먹는 걸로 인하여 성격이 잘못 형성되면 이건 범죄까지 이어지고 그게 사회 간접비용까지 이어진다.

또한 국정원 불법개입에 관한 일입니다. 이 일은 끝가지 추궁할 사건입니다. 이건 종교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한 사건을 덮기 위해 다른 사건이 일어나는 듯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혼란스런 상황에서 쌀 수입개방, 의료민영화 등 이상한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낙수효과가 없다는 게 정설이지 싶습니다. 재벌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경제발전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임금상승이 경제발전의 지수이다. 우리가 엉덩이가 썩도록 앉아서 공부하고 그 결과로 쌍용차 한진중공업 삼성 현대 엘지 대림 sk 등등의 회사에 들어가 노동자가 되지만 노동자들은 파리 목숨 취급받는 현실이다.

우리가 부자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를 앞서기 위해서 노력하기보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온갖 사물과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기도처럼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게 그리스도교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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