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월드컵, 월드컵 티셔츠 그리고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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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월드컵, 월드컵 티셔츠 그리고 홈플러스
  • 최원석 기자
  • 승인 2014.07.03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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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최원석 기자
[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홈플러스는 16강에 진출했던 남아공 월드컵 당시 월드컵 공식 티셔츠 단독 공급으로 소위 ‘대박’을 터트렸다.

홈플러스가 당시 올린 판매량은 60만여장. 이중 10만장은 편의점 훼밀리마트(현 CU)가 사들어 재고 없이 모두 팔아 치웠고 현대자동차, KT 등 기업체들도 적극적으로 티셔츠를 사들였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홈플러스는 또다시 붉은악마 공식 티셔츠를 단독 공급하게 됐다. 이번에 찍어낸 물량은 115만장. 이전 월드컵의 두 배가량을 팔아치우겠다는 계획이었다. 가격은 남아공 월드컵 당시 1만4900원보다 3000원 오른 1만7900원.

지난 4월1일부터 이 티셔츠에 대한 대대적 판매에 들어간 홈플러스는 두 가지 악재를 만난다.

판매시작 후 2주가량이 지난 4월17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첫 번째. 국민적 애도 물결 속에서 티셔츠를 구매하는 기업이나 소비자는 당연히 없었다.

두 번째 악재는 월드컵 대표팀이 친선경기부터 졸전에 졸전을 이어가며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트렸고 결국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것.

월드컵이 아직 진행 중인 현재, 일부 홈플러스 매장에서는 1만7900원짜리 이 티셔츠를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1+1 행사는 마치 16강 탈락이 예견한 듯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 이전에 이미 시작했다.

월드컵 티셔츠는 특성상 기간 내에 팔지 못하면 창고로 들어가 공간만 차지하게 된다. 홈플러스는 16강 탈락이 확정된 후 재고가 35만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15만장 중 35만장이 재고로 남았다면 80만장이 소진됐다는 말인데 정말 그럴까?

기증, 사은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시작한 2+1 행사 등 부랴부랴 시작한 소진용 행사들이 성과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더 적은 수량인 60만장이 소진됐던 남아공 월드컵 당시보다 놀라울 만큼 월드컵 티셔츠가 눈에 띄지 않는다.

홈플러스 월드컵 티셔츠 담당 MD는 현재 회사를 관뒀다. 홈플러스 측은 판매 부진과는 전혀 상관없다며 개인적인 사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타이밍이 너무 기가 막히다.

여기에서 티셔츠 부진에 대한 책임을 해당 MD에게 떠넘겼다고는 하지는 않겠다. 홈플러스 주장처럼 다른 상황 때문에 회사를 관뒀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꾸 대형마트들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MD에게만 떠넘기는 여러 사례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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