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주년기획] 해외건설 제2호황기 맞는다 ⑤현대엔지니어링
상태바
[창간8주년기획] 해외건설 제2호황기 맞는다 ⑤현대엔지니어링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4.07.02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종다양화와 알짜수주 통한 내실 강화
지난해 대비 해외수주액 3배 이상 증가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알짜 수주 능력으로 가식보다 내실을 취하는 ‘거화취실(去華就實,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버리고 내실을 지향)’ 정신이 필요하다.”

김위철(59)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신년사처럼 올해 해외수주 분야에서 지난해보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모회사인 현대건설을 비롯한 타 업체와의 컨소시엄 강화와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통해 공종다양화도 추진하고 있다.

▲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투르크메니스탄 갈키니쉬 가스처리플랜트 전경. 사진=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세계 5대 권역 31개국 진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건설업계 최대 불황에도 불구하고 성상세를 이어갔다. 또한 올해에도 해외수주 분야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2조6236억원, 영업이익 265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2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 이상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적자전환하거나 역성장한 것을 비교하면 매우 긍정적인 실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2년 기준 신규 수주금액 4조8973억원 중 해외사업이 94%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출의 확대는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세계 5대 권역에서 31개국에 진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05년부터 개발도상국들의 인프라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블루오션 전략을 적극 추진했다. 이에 적도기니에서 총 수주액 5500억원의 상하수도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수행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중앙아시아(투르크메니스탄 33억1000만달러, 카자흐스탄 9억70000만달러, 우즈베키스탄 13억3000만달러)와 중남미(베네수엘라 6억8000만달러, 콜롬비아 3억5000만달러)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구온난화, 신재생에너지, 물 환경 등 미래 사업구조 변화에 앞서 대응하기 위해 가치창출형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기술혁신을 실천하고 있다.

현재 보유한  300건 이상의 특허·실용신 중에서 HANT(분리막을 이용한 하폐수 고도처리기술)공법과 HSC(무첨가형 하수 슬러지 퇴비화 장치)공법을 최초로 개발해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12대 신성장동력 사업(합성가스기술, 지열발전, 태양열, 신규원전설계, 신교통, 해상풍력 등)을 선정, 기술개발에 주력해 미래의 일감 확보 및 신규 시장 확대의 기틀 마련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일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해외수주 누적액은 36억7400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12억달러)의 3배 이상이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목표인 61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엠코 합병 시너지 효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성장세는 지난 4월 추진한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통해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안을 추진했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제철 등 그룹 공사를 위해 지난 2002년 설립한 회사로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 업체다.

그룹 내 공장, 연구소 신축 및 증설 등의 공사를 수행해 온 현대엠코는 10년 남짓한 짧은 시간 속에 시공능력 평가순위 1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주택 사업의 경우 2005년 부평 삼산동 엠코타운 첫 분양을 시작으로 주택 브랜드로서의 저변을 급격하게 넓히며 성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지분 75%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시공능력평가 54위의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이 2011년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매출액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해외 설계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매출 규모의 확대와 주력 사업이 달라 시너지 효과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기준 양사의 총 자산은 3조5737억원, 매출은 5조1455억원, 영업이익은 4214억원, 당기순이익은 3277억원 규모로 매출기준 업계 8위로 도약이 가능하다.

또한 현대엠코는 빌딩·도로·항만·주택 등 토목·건축부문이 전체 매출액의 84%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전력 등 플랜트 설계와 시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성장동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두 계열사 간 주력 사업이 겹치지 않는 점도 합병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경쟁력과 효율성은 한 번에 높일 수 있다는 환경도 조성된다”고 말했다.

▲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개발한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사진=현대건설 제공

컨소시엄 강화로 해외수주 강화

현대엔지니어링은 저가(低價) 출혈 경쟁을 피하는 대신 협업(協業)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모회사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국내외 업체와의 컨소시엄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월 현대건설·GS건설·SK건설과 수주한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수주다.

이라크 석유부 산하 석유프로젝트공사(SCOP)에서 발주한 이 공사는 단일 플랜트 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60억4000만달러다. 또한 이 공사는 국내 4개 대형 건설사가 상호 협력을 통해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함으로써 해외 공사 수주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나라 최초로 유럽 원자력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연구로) 개선사업 국제 경쟁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

특히 이번 사이번 입찰에는 세계적인 원자력 기업인 AREVA(프랑스)와 NUKEM(독일)-NIEKET(러시아) 컨소시엄과 경쟁해 이룬 성과다.

현대건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이번 사업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에서 현재 운영 중인 연구로의 열출력 증강(2MW→3MW)을 위한 시설개조과 냉중성자 연구설비 구축사업으로 계약금액은 1900만유로(약 26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이번 우선협상자 선정을 계기로 2009년 UAE 원전수출에 이은 대형 상용원전의 추가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발주 예정인 45MW급 네덜란드 연구로 대체사업(예상가격 4억∼5억유로) 입찰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밖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일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크루즈 정유공장 확장 및 설비 개선 공사를 수주했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가 발주한 48억3674만달러 규모의 이 공사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중국의 위슨(Wison)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수주했다.

이 공사에서 현대건설은 시공을 비롯한 전반적인 공사 관리를 맡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와 자재 구매 일부를 담당하기로 역할을 분담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