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규 안행, 세월호 참사 질의에 ‘모르쇠’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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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안행, 세월호 참사 질의에 ‘모르쇠’ 일관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6.30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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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세월호특위, 첫 기관보고…정부 초동대응 부실 질타
안행부·국방부·전남·진도군 대상 실시…관련 부처에 맹공
▲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오른쪽 두번째)과 이경옥 2차관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일정에 따라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기관의 기관보고를 받았다.

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안전행정부, 국방부, 전라남도, 전남 진도군을 대상으로 첫 기관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정부의 부실한 초동대응이 참사를 키우는 원인이 됐다며 관련 부처의 장관들에 대한 질책이 쏟아졌다.

특히 “강병규 안행부 장관이 사고 당일 ‘경찰간부 후보 졸업식에 참석해 축하 사진만 찍고 있었다. 그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등 행적을 지적하면서 강 장관을 집중 질타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사고 직후 10개가 넘는 대책본부가 만들어졌는데 정보공유 및 조율이 전혀 되지 않았다”면서 “안행부 장관은 사고보고 직후 ‘대형참사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야당 간사인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사고 당일 해군의 헬리콥터가 구조장비와 인력 없이 정비사만 태우고 가는 바람에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다”며 “특히 해경 구조대와의 거리가 고작 1㎞ 가량이었음에도 태우고 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현 의원은 “군은 가용병력과 장비를 수색작전에 총동원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막상 참사 당일 투입된 군의 해난구조 잠수 장비는 스킨스쿠버 장비 40세트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특위위원들은 특히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의 사고 당일 행적을 언급하며 안행부의 사고 초기 대응을 집중 질타했다.

김명현 새누리당 의원은 “당일에 안행부 장관은 배가 기울었는데도 (경찰간부 후보) 졸업식에 참석해 축하 사진만 찍고 있었다.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긴박한 상황에 장관은 졸업식에 참석하고 골든타임이 지나갔다”며 “수백명의 목숨이 위기에 놓였는데 신속한 사고파악도, 대응도 하지 않았다. (안행부 장관에 대한) 형사 처벌도 필요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국가가 국민을 살리지 못한 것”이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강 장관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 30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가족 대표단 중 한 명이 국방부 기관보고 중 항의하고 있다.

우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이 바지선 위에서 잠수사들에게 호흡 공기를 공급하는 방식인 ‘표면공급 잠수방식’에 대해 질문하자 강 장관이 “기술적으로 세세한 부분은 숙지하지 못했다. 모른다”고 답한 것에 대해서도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강 장관의 답변에 대해 우 의원은 “심각한 직무유기”라고 말했고, 특위위원장인 심재철 의원도 “잠수방식 등에 대해서 개략적인 것은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매우 유감스럽다”고 질타했다.

한편 안행부의 재난 관련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강 장관은 “재난·안전 분야는 3D(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분야라서, 전문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공무원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핑계에 불과하다”며 “순환보직 인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특위가 요청한 39명 중 37명의 증인이 출석했으며, 김 국방장관은 오후 이임식 참석을 위해 오전에만 자리를 지켰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소속 희생자 가족들도 방청석에서 기관보고를 지켜봤다.

일부 가족은 김 국방장관이 자리를 떠날 때 “이임식이 뭐가 중요하냐”고 항의했으며, 다른 가족은 회의를 지켜보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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