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MB어천가 읊은 두 분, 당 떠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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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MB어천가 읊은 두 분, 당 떠나시라”
  • 서태석 기자
  • 승인 2009.11.25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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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태·박준영 겨냥, 탈당 요구

▲ /사진=안민석 의원 홈페이지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5일 최근 영산강에서 열린 4대강 기공식에 참석해 정부 사업에 대해 찬양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라남도 지사에게 탈당을 요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공식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MB의 ‘4대강 살리기’를 반대하는 민심이 뿔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 광주광역시 영산강 승촌보에서 열린 ‘영산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에 참석하여 정치적 행보를 한 것 때문이 아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의 ‘MB어천가’ 때문”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장문의 글을 통해 “이들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며 당명을 걸고,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는 민주당과는 180도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입장이 다르고 정책이 다르면 함께 정당을 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정책과 입장이 다르면서 한 정당의 울타리에 안주하는 것은 ‘박쥐 정치인’ 다름 아니다. 박쥐가 아니라면 즉시 광주 전남 지역 주민들, 국민에게 사과하고 당을 떠나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안민석 의원이 남긴 글 전문

MB의 ‘4대강 살리기’를 반대하는 민심이 뿔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 광주광역시 영산강 승촌보에서 열린 ‘영산강 살리기 희망 선포식’에 참석하여 정치적 행보를 한 것 때문이 아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의 ‘MB어천가’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예 작정하고서 “국민의 행복을 위한 미래 사업이 정치 논리로 좌우돼선 결코 안 된다”고 잘라 말하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마음은 있되, 몸은 올 수 없다”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이에 맞장구라도 치듯 두 단체장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낯 뜨거운 ‘MB어천가’를 읊었다. 특히 박광태 광주시장은 “영산강 사업은 지역경기를 활성화하고 시도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 “영산강은 녹색성장의 기반과 지역발전의 큰 물줄기가 될 것”이라며 MB의 4대강 사업 당위성 홍보에 장단을 맞추었다.

행사에 참석한 박광태 광주광역시장과 박준영 전라남도지사의 발언은 황당함을 넘어 분노를 치밀게 한다. 물론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책사업 행사에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정당성과 그에 수반되는 예산을 두고 여야가 치열하게 부딪히는 가운데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진행된 4대강 살리기 행사장에서, 자신이 속한 정당의 정책과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국민들을 향해 선전포고라도 하듯이 막무가내로 밀어 붙이는 ‘불통 대통령’을 위해 칭송할 엄두가 났던지 묻고 싶다. 더구나 기공식이 진행된 인근에서는 ‘4대강 살리기’를 ‘4대강 죽이기’로 규정하는 광주·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모여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지 않았던가?

두 단체장의 발언 이후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민주당과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는 국민들을 궁지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 졸속적인 4대강 예산에 대해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민주당은 뒤통수를 얻어맞은 꼴이 됐으며, 좋은 먹잇감을 찾은  일부 언론들은 ‘오로지 정략적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는 정당’으로 낙인찍기 위해 일사분란하게 달려들고 있다. 교육과 복지의 후퇴를 걱정하며, 4대강 사업 강행을 반대하는 국민들도 민주당의 진정성과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심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두 분의 발언을 하나하나 곱씹어 보면 과연 이들이 국가의 한 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광역단체장이 맞는지, 그리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반대하는 민주당의 정책과 함께 할 마음은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길이 없다. 이들의 행태는 4대강으로 인해 나라에 커다란 재앙에 닥치든, 잘못된 정책의 무모함으로 인해 다음 세대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든 상관없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등에 비수를 꽂은 두 단체장은 자신들 지역과 관련된 예산에 눈이 멀어 오로지 자신들의 정치적 잇속만을 계산하는 소인배 모습 다름 아니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이런 혼란과 파장을 일으키고서도 궁색한 변명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이다.

두 단체장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서 책임져야 한다. 이들은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며 당명을 걸고,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는 민주당과는 180도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입장이 다르고 정책이 다르면 함께 정당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정책과 입장이 다르면서 한 정당의 울타리에 안주하는 것은 ‘박쥐 정치인’ 다름 아니다. 박쥐가 아니라면  즉시 광주 전남 지역 주민들,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당을 떠나주시기 바란다. 그 길만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그나마 사죄하는 방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혹여 내년에 다시 단체장에 출마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지역 주민들,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등에 또 다시 비수를 꽂는 일이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국민 명령의 준엄함을 새겨주시기 바란다.

“당을 떠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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