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탈영 사건에도 ‘골든타임’ 무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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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탈영 사건에도 ‘골든타임’ 무시됐다”
  • 한아람 기자
  • 승인 2014.06.2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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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쉬했던 2시간이면 수도권까지 넘어올 수 있던 상황”
김광진 “軍 초기대응, 민간인 피해 우려되는 상황 자초”
▲ 지난 21일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도주 사병을 검거하기 위한 검문검색이 강원 고성지역 국도에서 실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강원도 동부전선 GOP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무장 탈영 사건과 관련해 군의 초기대응 방식과 사건의 근본원인인 병력 운용 행태에 대해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3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잇따라 출연해 이번 총기난사 및 무장탈영 사건의 배경과 대처과정의 문제점들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김 의원은 우선 군이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지 2시간이 넘도록 언론에 알리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총기를 가진 병사가 탈영한 것이기 때문에 제2의 민간인 피해가 확실히 우려되는 상황임에도 군은 사건발생 2시간이 넘은 10시 30분에서야 기자들에게 알렸다”면서 “이는 골든타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시간은 물리적으로 계산하면 거의 수도권까지도 넘어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세월호 사건을 통해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누누이 얘기했지만, 그럼에도 군은 2시간 동안 쉬쉬하며 주민 대피나 경계강화와 같은 후속 대책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그 2시간 사이에 임모 병장이 주민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거나 혹은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 책임을 누가 졌을 것이냐”며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김 의원은 총기를 난사한 임모 병장이 자살 증후가 있는 ‘A급 관심’ 병사였음에도 최전방 소초에 투입된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임 병장이 상병 말호봉까지도 A급 병사였다는 것은 업무에 대한 적응이나 군생활에 대한 적응이 거의 어려웠던 친구라는 것”이라며 “이런 병사를 대한민국 군부대 중에서 가장 업무 강도가 높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GOP에 투입한 것이 정상적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날 같은 라디오에 출연한 22사단 근무 전역자 역시 “GOP소초는 넓은 지역을 담당하고 있지만, 인원 보충이 잘 안되는 편”이라며 “아마 인원이 너무 없기 때문에 얘라도 써야 된다는 생각을 가졌을 수도 있다”고 A급 관심병사를 GOP에 투입한 배경을 추측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22사단이 2009년에 강동림 월북사건. 2012년에 일명 ‘노크귀순’ 사건 등이 일어났었던 부대라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관련 김광진 의원은 “노크귀순 사건 당시 가장 큰 문제로 지적 받았던 것이 높은 업무강도 였다”며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개선이 있었지만, 실제 병사들은 아무 변화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아직까지도 소위 ‘밀어내기’ 방식으로 경계를 서고 있고, 휴식시간 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고 많은 장병들이 얘기하고 있다”며 “실제 장병들은 경계근무가 끝나고 나면 일반적인 잡무들 때문에 수면시간이 서너 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군의 전체적인 인력 배치시스템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CCTV 등을 통해 인원을 대체하는 ‘GOP의 과학화’ 기능들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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