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경선주자, 애도물결 속 선거활동 ‘난감’
상태바
與野 경선주자, 애도물결 속 선거활동 ‘난감’
  • 한아람 기자
  • 승인 2014.04.27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용한’ 경선 불가피…속 타는 2위 후보들 “총력전 엄두 못내”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세월호’ 참사로 중단했던 6·4지방선거 경선 일정이 이번주부터 정상 수순에 들어가는 가운데 각 지역 여야 출마자들은 득표활동을 놓고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내달 15~16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있어 경선까지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고, 참사 희생자에 대한 전국적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는 마당에 대놓고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침몰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를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할머니가 헌화 후 희생자들이 불쌍하다며 오열하고 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 밑을 달리고 있는 ‘추격자’ 입장인 후보들은 경선 일정 재개를 앞두고 유독 속이 타는 모습이다.

평소 같으면 정책 공약 발표와 상대 후보를 향한 날선 공방 등 여론전을 펼치며 지지율 제고에 총력을 쏟아야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조용한’ 경선이 불가피해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새누리당의 경우,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김황식 전 국무총리·이혜훈 최고위원이 오는 29일 2차 TV토론을 시작으로 다시 경선전에 나선다.

지난 9일 첫 TV토론처럼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공세보다는 안전 대책을 중심으로 정책논의가 예상된다. 내달 초에는 정책토론회가 이어진다.

새누리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가운데 가장 늦은 다음달 12일 서울시장 경선이 실시되긴 하지만, 2~3위 후보들이 이 기간 동안 ‘반전’ 카드를 꺼내 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떠들썩한 선거 운동으로 세몰이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상대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전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 발생 전까지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서병수 의원이 박빙 양상을 보인 새누리당 부산시장 경선 역시 경선중단 이후 판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는 곳이다. 새누리당 부산시장 경선은 22일에서 30일로 연기된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경선룰이 속속 확정되면서 경기도와 호남권을 중심으로 경선전에 서서히 시동이 걸리고 있지만 경기도와 전남이 이번 참사의 발생지역인 것을 고려, 특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기지사와 전남지사 경선룰은 국민여론조사 50%, 선거인단 공론조사 50%씩 반영하기로 결정됐지만, 광주시장·전북지사 경선룰은 아직 확정을 짓지 못한 채 주자들간에 샅바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 원혜영(왼쪽부터), 김진표,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예비후보들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경기도의회 생활임금조례 통과 환영 및 생활임금제 전국확대 기자회견하고 있다.

원혜영 김진표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경쟁하고 있는 경기지사 경선의 경우 내달 11일로 경선 일정이 정해졌지만 경기도 안산 단원고의 학생들이 이번 참사로 대거 희생돼 예비후보들은 아직 선거운동을 벌일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낙연 주승용 의원과 이석형 전 함평군수가 맞붙은 전남지사 경선도 진도에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해 극히 차분한 분위기 속에 선거전을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기초단위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 신인들은 ‘얼굴 알리기’ 기회조차 사실상 사라진 형국이어서 더욱 난감한 표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