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형사처벌 피하려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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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형사처벌 피하려 전전긍긍
  • 강시내 기자
  • 승인 2014.03.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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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의도 없었다” 해명에 피해자들 울분 폭발
▲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첫 공판이 열린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자들에 대해 완전한 배상을 할 것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와 회사에 거액의 손실을 떠안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64·사진)이 27일 첫 공판에 출석해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며 피해 변제를 위해 노력할 뜻을 밝혔다.

현 회장은 그러면서도 사기 혐의 등에 대해선 고의가 없었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위현석) 심리로 이날 열린 현 회장 등 동양그룹 임원들에 대한 첫 공판에서 현 회장은 “동양사태를 초래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피해자들께 대단히 죄송하다. 변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 회장 측은 지난 준비기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현 회장의 변호인은 사기죄 성립의 전제인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2012년 말 동양의 비금융계열사만 놓고 봤을 때 순자산이 3456억에 달했고 동양그룹 전체 순자산은 3조5662억에 달했다”며 “또 CP 발행 당시 계열사 자산 매각대금으로 변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당시 계열사 매각대금은 총 9500억원에 이르렀다는 것이 현 회장 측 설명이다.
 
현 회장 측은 회계부정을 저지른 혐의와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부인하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기망 의도가 없었고, 인정되더라도 사기 범행과의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며 “계열사 CP를 매입하는 행위를 곧 배임 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판엔 약 50명의 피해자들이 법정에 몰려들어 소란이 일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현 회장이 모습을 보이자 욕설을 가하고 소리를 질렀다. 일부 피해자들은 흐느껴 울기도 했다. 현 회장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이 같은 법정 소란을 우려한 재판장은 공판 시작에 앞서 방청석에 질서유지를 거듭 당부했다. 재판장은 “피해자들의 어려움을 잘 안다. 재판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충실하게 심리를 진행할 것”이라며 “진실 규명을 위해 침착하게 방청해 달라. 심리 진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엄정한 제재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주 2회 기일을 열고 집중심리 방식으로 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피고인 수가 많은 점 등을 이유로 공판은 모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
 
앞서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등의 혐의로 현 회장과 정진석 전 동양증권 사장(56),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사장(38), 이상화 전 동양인터내서널 사장(48) 등 동양그룹 주요 임원 11명을 함께 재판에 넘겼다.
 
현 회장 등 동양 임원들은 공모해 회사 자금 사정이 악화돼 상환능력이 떨어짐을 알고서도 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해 조 단위의 CP·회사채 발행 및 판매를 강행하며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현 회장 등은 이 과정에서 부실 계열사에 6600억원 상당을 부당지원하며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떠안긴 혐의도 받았다. 또 계열사 자산 및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는 등의 방법으로 허위 공시하고, 분식회계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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