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에 ‘친박표’ 몰아주기 의도? 또다시 ‘박심’ 논란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오는 6·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정몽준·김황식·이혜훈 후보의 3파전 구도에서 맞대결로 재편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 공천위원회는 전날 서울시장 예비후보 6명 가운데 ‘컷오프’를 통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3명을 탈락시켰는데 다시 2명으로 압축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천위는 26일 정밀 여론조사를 실시해 27일 이중 한 명을 또다시 제외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이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빅3’로 분류되기는 했지만 현재 정 의원과 김 전 총리보다 지지율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진 이 최고위원의 ‘경쟁력’을 판단해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실제 공천위가 참고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 이 최고위원은 한자릿대 지지율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위는 이 최고위원이 여성 정치인으로서 당내에서 ‘대표성’을 갖고 있는데다, 원박(원조 친박계)로 분류되는 당 지도부 인사이긴 하지만, 다른 지역과 형평을 고려했을 때 지지율 기준의 ‘컷오프’에서는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로만 보면 ‘정몽준·김황식’ 양강 구도로 압축하는 게 맞다는 뜻이다.
문제는 공천위가 지금껏 사실상 ‘3배수 압축’ 원칙을 유지해오다 왜 돌연 ‘2배수 압축’으로 기준을 바꾸었느냐이다.
이는 경선룰에 대한 불공정 시비를 촉발시킬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당장 컷오프 위기에 내몰린 이 최고위원은 “황당무계할 뿐이고 논평할 가치도 못 느낀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정 의원 측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 후보에 대한 컷오프는 빅3 경선을 믿고 있던 당원과 여성유권자의 신뢰를 깨는 것”이라며 “경선 원칙을 깨는 것이자 그동안 당 지도부가 주창해 온 흥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 친박계의 표를 몰아주려는 인위적 조치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친박계의 표가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으로 분산되자 친박 주류가 김 전 총리 쪽으로 표를 돌리기 위해 이 최고위원의 ‘컷오프’를 구상했다는 일종의 음모론이다.
친박계 주류가 경선 흥행을 위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정 의원과 2위인 김 전 총리가 경선에서 대결하는 양강구도를 꾀하고 있다는 의혹인 셈이다.
이는 청와대와 친박계 주류가 김 전 총리를 지원하고 있다는 이른바 '박심(朴心) 논란'과 맞물려 당내 갈등을 증폭시킬 소지가 있다.
당 관계자는 “공천위가 정무적 측면까지 판단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