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경시? 시정연설 대독에 야권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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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경시? 시정연설 대독에 야권 맹비난
  • 서태석 기자
  • 승인 2009.11.02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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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시정연설, 일방통행식 자랑만 급급"
선진 '총리 시정연설 대독' 강력 비난 '퇴장'

[매일일보=서태석 기자] 민주당 등 야권은 국회 시정연설을 정운찬 총리가 대독한 것과 관련, "국회를 경시하는 풍조"라며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민주당은 2일 이명박 대통령의 2010년 예산안 시정연설에 대해 "서민들의 고통을 해결할 구체적인 방안 제시는 외면한 채 자신들의 성과를 자랑하기에 급급한 일방통행식 연설에 불과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에서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이 끝난 뒤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는 여전히 남 탓으로 돌리고, 경제위기 한파에 떨고 있는 서민들과 중소기업에게는 고통분담만 강요했으며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홍보하는데 열중한 연설이었다"며 "특히 일자리 창출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안일한 인식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감출 길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그랜드 바겐' 정책을 언급한 데 대해 "미국조차 달가워하지 않는 그랜드 바겐을 다시 한 번 고집한 것은 경색된 남북관계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정부가 남북, 북미 개선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망정, 훼방을 놓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현명치 못한다"고 꼬집었다.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시정연설을 정 총리가 대독한 것에 대해 "국회를 경시하는 풍조"라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 의원들도 정운찬 국무총리의 대통령 시정연설 대독을 강력 비난하며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류근찬 원내대표를 비롯한 17명의 선진당 의원들은 이날 퇴장 직후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독은 국민기만 및 국회 무시라는 점, 연설의 세종시에 대한 의지 결여 등을 지적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직접 낭독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은 "적자재정 편성으로 국가 재정건전성이 최대로 악화되는 실정"이라며 ▲서민 세금만 늘리는 예산 ▲4대강 사업 올인 예산 ▲SOC는 안 되는 예산 ▲중소기업 홀대 예산 ▲교육예산 축소로 잠재 성장률 위축시키는 예산 ▲지방재정이 극도로 악화되는 예산이라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런 예산을 국회에 보내면서 대통령은 마땅히 내년 예산의 효율적 집행, 또 개선 의지를 밝혀야 함에도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국무총리를 대독시켰다"며 국민 무시 및 국회 무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최대 정치적 쟁점인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대통령 의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이 두 내용이 결여된 국무총리 대통령 시정연설 대독은 의미가 없다"고 퇴장이유를 밝혔다.

선진당을 포함한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10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이명박 대통령이 아닌 국무총리가 대독하려하자 의장석 앞에까지 나가 항의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한, 야당 시정연설 '퇴장'에 "비신사적"

그러나 한나라당은 시정연설 과정에서 야당의 퇴장 및 소란 행위를 두고 "비신사적인 행동"이라며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오전 '시정연설 소란' 직후 논평을 통해 "민주당도 정책경쟁을 하겠다고 나섰다면 진정성을 갖고 협조할 것은 과감하게 협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대변인은 또 "오늘의 시정연설은 경제위기 완치라는 당면 과제를 맞아 국회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내으로 모두의 협력이 필요함을 호소한 연설이었다"며 "이런 중대한 문제를 정쟁과 투쟁의 빌미가 아닌 서민에게까지 훈기가 돌고 우리가 리더국으로서의 자리를 굳힐 수 있는 예산인지 여야 없이 눈을 크게 뜨고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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