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 끝장토론’, 저녁도 거르고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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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 끝장토론’, 저녁도 거르고 강행군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3.2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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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진행…장장 7시간 ‘마라톤 회의’
朴대통령 "저녁 대접 못해 경우 빠지는 일…마음 불편"
▲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7시간 여의 토론을 마친뒤 자리에서 일어서며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오랜 시간 토론을 하느라 수고했다”는 격려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20일 ‘끝장토론’ 형식으로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겸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는 오후 2시에 시작해 오후 9시5분까지 무려 7시간 동안 이어진 ‘마라톤 회의’였다.

당초 이 회의는 지난 17일에 열리기로 했으나 박 대통령이 “기업인 수도 대폭 늘리고 시간도 제약 없이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고 주문하면서 이날로 연기됐고, 참석자 수도 12명 정도에서 60여명으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이날 회의에서 민간 참석자들은 마이크를 잡고 현장에서 느끼는 규제로 인해 겪었던 고충을 토로했고 담당 부처 장관들은 민간의 목소리에 일일이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박 대통령은 토론 중간 중간 발언을 자청해 지적과 까다로운 질문을 하는 한편 공개적으로 면박을 줘 장관들을 난처하게 했고, 정책 제안을 하거나 실무 담당 공무원까지 불러일으켜 세우며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애초 4시간 정도로 예상됐던 회의는 3시간이나 더 계속됐고 참석자들은 저녁도 거른 채 ‘규제개혁’과 씨름해야 했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세션1을 마치고 20분간 휴식이 있었지만 세션2가 길어지면서 오후 8시가 가까워지자 사회를 맡은 김종석 홍익대 교수가 10분간 휴식을 제안하며 박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오신 분들이 그래도 다 말씀을 하셔야 되겠죠. 몇 분이 더 계시죠”라고 묻고 이에 김 교수가 “총리님 말씀하시기 전까지 여덟 분이다. 지금 봐서는 한 시간 정도 더하면 마무리가 될 것 같다”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회의를 그대로 진행했다.

이에 김 교수는 “역시 끝장토론이 무섭긴 무섭다”고 말하며 “그러면 시장하시더라도 한 시간만 더 참으시면 되는 걸로 하고 계속하겠다”며 진행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장시간 애쓰셨고 제 마음 같아서는 저녁이라도 모시고 대접을 해 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못 해서 상당히 경우가 빠지는 일이 아닌가, 마음이 대단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KTV에서 전체를 생중계했는데 7시간이 넘는 회의를 모두 생방송으로 다룬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며, 역대 정부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국민과의 대화’가 지상파를 통해 수차례 생중계됐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검사와의 대화’가 TV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이명박 정부 때도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등이 실시간으로 전파를 타고 TV로 중계됐지만 대개 2시간 안팎에서 마무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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