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통 큰 마케팅’ 벌이는 속내는
상태바
롯데百 ‘통 큰 마케팅’ 벌이는 속내는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9.10.30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겉과 속 꽉 찬 1인자…그림의 떡?

지난해 3년 만에 유통1위 탈환…영업이익은 신세계에 뒤져
시가 6억 아파트에 3억 상당 우주여행권까지 경품으로 ‘펑펑’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2005년 롯데, 2006~2007년 신세계, 2008년 롯데…. 매년 ‘유통업계 1인자’ 타이틀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고 있는 영원한 유통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올 마지막 4분기를 남겨두고 ‘경품전쟁’에 한창이다. 롯데가 지난 19일 시가 6억원 상당의 아파트와 3억원 상당 우주여행권 등 초호화 경품을 내걸어 세간의 이목을 끌더니 그로부터 약 열흘 뒤, 신세계가 100억원 어치의 상품권을 경품으로 내놓는 등 맞불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 올 3분기까지의 총 누적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까지 신세계에 뒤지고 있는 롯데로서는 신세계의 이 같은 반격이 반가울리 만무하다. 특히 지난해에는 3년 만에 정상자리를 탈환하고도 영업이익 면에서 신세계에 밀려 유통종가의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發 경품전쟁이 터지자 업계 내부에서는 롯데가 4분기 뒷심발휘를 통해 ‘겉과 속’ 모두 꽉 찬 1인자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최근 공개된 롯데백화점의 ‘거대한’ 경품 보따리가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국내 최대’ ‘세계 최초’를 내세운 이색 경품들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는 것.

롯데發 ‘경품공세’에 라이벌 신세계도 가세

▲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창립 30주년을 맞은 롯데백화점은 지난 9일부터 내달 5일까지 경기도 광주시 소재의 5억 7천만원 상당(분양가)의 아파트와 1억원∙3천만원 짜리 상품권 등의 경품을 내걸고 행사를 진행한다.

또 11월 6일부터 22일까지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시도된 적 없는 ‘우주여행’(3억 상당)을 놓고 경품행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만일 당첨자가 우주여행을 원치 않을 경우에는 동반자 2명과 함께 108일 간 크루즈 여행을 하는 것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롯데측은 남극․북극 여행권, 美그랜드캐년 여행권 행사도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내달 6일부터 열흘간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110억 상당 규모의 고객사은 감사품 행사도 진행한다.

그동안 ‘짠돌이’ 이미지를 고수해 왔던 롯데가 이처럼 통 큰 마케팅을 벌이기는 창사 이래 ‘최초’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창립 3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숫자를 맞아 고객에 대한 감사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기획해 온 행사”라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롯데의 모든 행사명 앞에는 ‘창립 30주년 기념’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롯데의 이 같은 통 큰 마케팅에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는 신세계보다 시장진출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유통업계 1인자로 군림해왔다”며 “그런데 2006년, 2007년 연이어 신세계에 1위 자리를 뺏기고 지난해에는 1천억원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마저도 영업이익에서는 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통종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는 매출을 올려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끌어야하는데 이 정도 특단의 조치는 필요하지 않았겠느냐”며 “‘짠돌이’ 롯데가 큰돈을 푸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즉, 30주년 기념 마케팅은 정상탈환 목적을 위한 수단이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롯데백화점 한 관계자는 “아파트, 우주항공권 등의 행사는 판촉프로모션이 아니다”라며 “‘30주년’이라는 기념적인 해이고, 11월이 창립한 달이기 때문에 준비한 고객감사행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롯데의 이 같은 ‘특단의 조치’에 라이벌 신세계도 가만히 손 놓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을 터. 지난 3분기 실적호조에 힘입어 누적 총매출 9조3831억원을 기록, 8조6640억원에 그친 롯데쇼핑을 여유롭게 제쳤지만 유통종가 롯데를 상대로 한 ‘막한 굳히기’에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신세계에 총매출이 1000억원 넘게 뒤졌었으나, 4분기 막판 뒷심을 발휘해 전세를 뒤집은 바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인지 신세계는 롯데의 이색경품행사가 화제를 모은 지 약 열흘이 지난 10월 28일, 최대 100만명에게 총 100억원 규모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와 100% 당첨 페스티벌 등 ‘신세계 패밀리 대축제’라는 타이틀로 내달 29일까지 대대적인 통합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세계 한 관계자는 “이번 마케팅은 몇 달 전부터 기획했던 행사로 롯데의 이벤트와 연관 짓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경쟁사가 행사를 한다고 해서 100억원 규모의 행사를 즉흥적으로 잡을 수는 없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영등포 타임스퀘어점 오픈 등으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는 더욱 큰 실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의 유통지존 자리를 예상했다.

‘2009년 유통지존’ 누구 품으로?

영원한 유통맞수 롯데-신세계의 4분기 대결결과가 어떤 결말로 끝나게 될지 양사의 4분기 실적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