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재계 新혼맥 집중해부 ④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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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재계 新혼맥 집중해부 ④SK그룹
  • 류세나 기자
  • 승인 2009.10.30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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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날개’ 위 핑크빛 로맨스 한가득

故최종현 회장 영향…정략∙중매결혼 아닌 연애결혼이 대세
최태원 회장, 정경유착 의혹에도 대통령 딸과 소신 연애결혼
개인의사 존중에도 학계부터 정계까지 다양한 가문과 혼사
경영에는 아들들만 참여…1대∙2대회장의 자손들 전면배치

[매일일보=류세나 기자] 한동안 대한민국에 ‘꽃남’ 열풍을 몰고 왔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의 신화그룹 후계자 구준표와 서민 금잔디의 사랑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에서 그려낸 국내 최고 재벌 강산그룹 상속녀 강혜나와 전직 ‘제비’(?) 출신 집사와의 애틋한 사랑은 정말로 존재할 수 있을까. 이처럼 ‘재벌家의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연이어 전파를 타게 되면서 현실 속 재벌들의 ‘혼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3,4세 젊은 경영인들의 경영행보가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혼맥관계가 또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이에 본지에서는 국내 주요그룹들의 드라마틱한 ‘그들만의 로맨스’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철옹성처럼 엮인 재벌家의 혈연관계를 집중해부해 본다.

재벌가에는 서로간의 이해득실을 따진 정략결혼이 보편화된 듯 보이지만 유독 SK그룹의 2세들에게는 정략∙중매결혼이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故최종건 창업주의 동생이자 2대회장을 맡았던 故최종현 회장의 연애론이 최 회장의 자녀들은 물론 조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또 최 회장은 혼사에 있어서도 값비싼 예물을 주고받는 등의 허례허식도 지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 작고 후 동생 최종현 회장이 2대 수장 맡아

SK그룹 일가의 혼맥도는 연애결혼이 주를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학계부터 권력층에 고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얽혀있다. 대표적으로 최종건 창업주의 사돈으로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김이건 전 조달청장 등이 있으며 최종현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태화기연 김영철 회장 등과 사돈관계에 있다. 노 전 대통령 집안과의 혼인으로 재벌혼맥의 중심인 삼성, LG, 현대, 두산 등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도 ‘사돈의 사돈’으로 연결되게 됐다.

故최종건 창업주
SK그룹은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73년 폐암으로 별세하자 바로 손아래동생인 최종현 회장이 2대 회장직을 맡아 그룹을 이끌어왔다. 1926년 수원에서 최학배공과 이동대 여사의 4남4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난 최종건 창업주는 49년 노순애 여사와 결혼, 슬하에 3남4녀를 뒀다. 이 둘의 결혼은 노 여사의 조용하고 얌전한 품성에 반한 창업주 누나인 최양분 여사의 적극적인 지지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창업주의 장남 故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은 김이건 전 조달청장의 딸인 채헌씨와 결혼해 1남3녀를 뒀다.

차남 최신원 SKC 회장은 백종성 제일원양 대표의 딸 백해영 여사와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장녀 정원씨는 고학래 전 사상계 고문의 아들 광천씨와 결혼했으며, 차녀 혜원씨는 금융인 박주의씨의 아들 박장석 SKC 사장과 결혼했다.

3녀 지원씨는 한길수 우림산업 대표의 아들 상구씨와 결혼했으며, 4녀 예정씨는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 동욱씨와 결혼했다. 최 창업주와 이 전 중앙정보부장은 서로 호형호제할 정도로 막역했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의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치과의사인 최유경씨와 결혼했다.

자유로운 연애관 불구 ‘권문세가’와 인연

▲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 회장은 최종현 2대 회장의 장남이다.
최 창업주 작고 후 최종현 전 회장이 그룹 2대 수장 역할을 맡게 됐다. 당시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을 비롯한 창업주의 자녀들이 어렸기 때문에 자연스레 동생인 故최종현 전 회장이 회사를 꾸려 나가게 된 것.

최 전 회장은 박경식 전 해운공사 이사장의 넷째 딸 계희씨와 결혼해 2남1녀를 뒀다. SK그룹의 안주인 박계희 여사는 경기여고를 졸업한 뒤 美 뉴욕 베테트칼리지를 거쳐 칼라마주 대학을 졸업했다. 최 전회장과 만났을 때는 시카고 미술대학에서 응용미술을 공부하고 있던 중이었다. 내성적이고 자기의사를 좀처럼 드러내지 않지만 강단 있는 여성이었다는 게 박 여사에 대한 주변의 평이다. 

이렇듯 최종현 전 회장 자신도 연애결혼을 했기 때문에 2세들의 결혼에 대해서도 관대했다. 중매를 통한 결혼은 손에 꼽힐 정도다.

▲ 최태원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특히 SK그룹에서 눈에 띄는 혼사 중 하나가 최 전 회장의 장남이자 SK그룹의 4대 수장인 최태원 회장의 결혼이다. 최 회장은 지난 88년 9월, 당시 대선후보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부인으로 맞아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자본과 권력의 결탁’이라는 정경유착의 표본으로 주목됐던 것.

그러나 이 둘은 85년 최 회장이 美 시카고대학 경학학과 박사과정을 밟을 당시 만나 3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으며, 주위로부터 부부간 애정전선이 견고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슬하에는 1남2녀를 뒀다.

차남인 최재원 SK E&S 부회장은 누이동생인 기원씨의 소개로 만난 채서영 서강대 교수와 혼인했으며, 최 전 회장의 고명딸 기원씨는 당시 SK그룹 계열사였던 (주)선경정보시스템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김준일씨와 결혼했다. 이들의 만남은 최태원 회장의 소개로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SK그룹 일가의 결혼은 타 재벌기업의 혼사와 달리 당사자의 의사가 십분 반영돼왔다.

방계로 넘어가면 최 창업주의 첫째 누나 최양분 여사는 한때 종건-종현 회장의 가정교사를 맡았던 故표현구 전 서울대 농대 학장과 결혼했다. 표문수 전 SK텔레콤 사장이 최 여사의 아들이다.

둘째누나 최양순 여사는 故여운창 경기개발 대표와 결혼했으며, 둘째동생 최종분 여사는 故이한용 신아포장 대표와 결혼했다.

셋째동생 최종관 전 SKC 고문은 장명순 여사와 결혼해 1남6녀를 뒀다. 이 가운데 3녀 경원씨는 김종량 한양대 총장에게 시집갔다. 4녀 은성씨는 나웅배 전 부총리 아들 진호씨와 부부연을 맺었다.

넷째동생 최종순 여사는 해군 중령 출신인 故조제동씨에게 시집갔으며, 다섯째 동생 최종욱 전 SKM 회장은 조효원 전 서울대 교수 딸인 동옥씨와 결혼했다.

가문의 아들들, 각 분야서 능력 발휘

▲ 최신원 SKC 회장. 최 회장은 최종건 창업주의 차남이다.
현재 SK그룹은 창업주 故최종건 초대회장과 동생 故최종현 2대회장, 전문경영인 손길승 회장에 이어 1989년부터 최종현 전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중 SK(주), SK가스, SK텔레콤 등 에너지∙통신부분은 최종현 2대회장의 아들들인 태원-재원 형제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고 있으며 SKC, SKC, SK건설 등 화학∙건설 부문은 최종건 창업주의 아들인 신원-창원 형제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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