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남지사 불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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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남지사 불출마 선언
  • 한아람 기자
  • 승인 2014.03.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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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치 계속 하기로”…전남지사 경선 또다시 ‘원점’
▲ 박지원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참배행사에서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왼쪽), 김옥두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에게 전남지사 불출마 뜻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아람 기자] 전남지사 선거 출마를 놓고 고심하던 박지원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11일 출마 포기로 돌아섰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 일주일간 서울과 광주·전남에서 여러 분들을 만나 여론을 수렴한 결과, 중앙정치를 계속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신당에서 특히 6·4 지방선거와 총선, 그리고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믿는다”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최근 더욱 꼬이고 있는 남북문제에 대해서도 더욱 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전 원내대표는 ‘안철수신당’의 지지율이 호남에서 민주당을 앞지르자 ‘안풍(安風·안철수 바람) 차단’을 명분으로 전남지사 출마 의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통합 선언 이후 당내 주자들로부터 “출마 명분이 사라졌다”는 불출마 압박을 받아왔다. 이번 결심에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의 만류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원내대표는 앞으로 통합신당에서 호남 대표성을 내세워 역할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각에서는 차기 당권 도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전 원내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요동치던 야권 내 전남지사 경쟁구도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이에 따라 전남지사 선거전은 민주당의 김영록·이낙연·주승용 의원과 새정치연합 이석형 예비후보간 치열한 4파전 경선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박 의원의 출마 여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쪽은 이낙연 의원이다.

지난 4일 출마설이 흘러나온 이후 연일 방송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박지원 의원의 ‘말 바꾸기’를 비판해 왔다.

박 의원이 ‘민주당 후보가 안철수 신당 후보를 이기지 못한다면 내가 나설 수 있다’는 이른바 ‘중진차출론’을 내세웠다가 말을 뒤집어 전남지사 출마설을 흘린 것은 개인적인 욕심일 뿐이라며 지적해왔다.

이 의원이 비판의 수위를 높인 데에는 박 의원의 출마로 전남 서부권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범동교동계 출신으로 지지층이 겹친다는 점도 작용했다.

새정치연합의 이석형 예비후보 역시 박 의원의 ‘말 바꾸기’를 집중적으로 비판해 ‘구정치 대 새정치’의 대결구도를 노려 왔지만 상황이 반전돼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따라서 전남지사 경선전이 본격화될 경우 박 의원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경선방식이 당원 경선은 아니더라도 여론조사나 시민배심원제, 오픈프라이머리 가운데 하나로 결정될 경우 박 의원이 어떤 형태로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의 출마설에 대해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해 왔던 주승용 의원 측은 셈법이 복잡하다.

박 의원의 영향력 측면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지만 박 의원 출마에 따른 서부권 표심 분산 등 반사이익은 힘들게 됐기 때문이다.

주 의원 측은 내심 박 의원의 가세로 서부권 표가 분산될 경우 결코 불리할게 없다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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