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고 인수하고”…이커머스, 300조 韓시장 헤게모니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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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하고 인수하고”…이커머스, 300조 韓시장 헤게모니 쟁탈전
  • 민경식 기자
  • 승인 2024.03.28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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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3년간 ‘물류망 강화’에 3조원 투자하기로
中 알리, 초저가 전략에 배송 경쟁력 확보 박차
쿠팡은 3년간 물류 인프라 확충에 3조원을 투자한다. 사진=쿠팡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한국 온라인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이커머스 업체의 ‘쌑바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중국, 싱가포르 등 글로벌 업체까지 도전장을 던지면서 한국 시장은 최대 격전장이 됐다.

이는 국내 온라인 시장 성장세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27조347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이 오는 2026년에 30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증가폭은 2020년(18.4%) 정점을 찍은 뒤 2021년(15.7%), 2022년(9.5%), 지난해(8.3%)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는 동시에 성장 둔화기에 접어든 만큼, 국내외 이커머스 업체간 파이 싸움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을 꾀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특히, 막대한 자금을 풀어 물류망을 세우거나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는 등 점유율 강화에 열을 올리는 양상이다.

쿠팡은 3년간 물류 인프라 확충에 3조원 이상을 쏟아붇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오는 2027년까지 고령화, 저출산 등 여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을 비롯해 전국을 ‘쿠세권’(로켓배송 가능 지역)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경상북도 김천, 충청북도 제천, 부산, 경기도 이천, 충청남도 천안, 대전, 광주, 울산 등 8곳 이상 지역 신규 풀필먼트센터(FC) 운영을 위한 신규 착공과 설비투자에 돌입한다.

싱가폴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큐텐은 인수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큐텐은 G마켓 창업자로 유명한 1세대 이커머스 사업가 구영배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회사다. 지난해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를 차례로 손에 넣으며 이른바 ‘티메파크’를 연합군을 만들었다. 티메파크는 큐텐의 방대한 글로벌망을 활용해 매출 상승세를 꾀하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와 온라인 쇼핑몰인 ‘AK몰’을 약 2300억원, 5억1000여만원에 각각 인수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자 3년간 약 1조4471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약 2632억원를 투자해 연내 국내에 18만㎡(약 5만445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마련할 방침이다. 그간 초저가 가성비·초저가 상품을 쏟아내는 박리다매 전략을 앞세워 고물가로 지갑 사정이 나빠진 국내 소비자를 공략해왔는데, 이제는 가격 경쟁력에 더해 배송 경쟁력 확보에도 역점을 둔 것이다.

국내 유통산업의 패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재편된 가운데, 전통 유통업계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지난 25일 희망퇴직 신청 공고를 게시했다. 전사적 희망퇴직은 지난 1993년 회사 창사 이래 최초다. 앞서 롯데마트도 2021년 2월, 창사 후 첫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2차례 추가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을 놓고 국내는 물론 해외기업까지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는 상황”이라며 “한편으로는 기업들의 이같은 경쟁으로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폭을 넓힐 수 있고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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