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의대교수·의대생에 피해 발생 시 총파업 시작할 것"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대한의사협회 차기 회장으로 당선된 임현택 신임 회장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며, 총파업 가능성을 예고했다.
27일 의협에 따르면, 임 회장은 의협 내에서도 정부 의대증원 및 의료 패키지에 가장 비판적인 목소릴 내는 인물이다. 특히 이번 사태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을 정도로 정부에서도 의협 핵심 관계자로 꼽은 바 있다. 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 위반, 형법에 따른 업무방해, 교사 및 방조 등 혐의로 임 회장을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임 회장은 당선 직후 ‘총파업’을 언급하며, 정부에 투쟁할 것을 재확인했다. 임 회장은 취재진 질의응답에서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 전공의·의대생, 병원을 나올 준비를 하는 교수들 중 한 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정부는 의료계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는데, 임 회장은 “필요하다면 전공의 대표·의대 교수들을 충분히 포함해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화의 조건으로 △조규홍 복지부 장관 및 박민수 차관 파면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사회수석 공천 취소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동반돼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사직 전공의에 대한 면허 정지 처분 보류 등은 협상 카드 수준에도 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2000명 증원 철회 후 원점 재논의'라는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대한민국 행정부의 최고 통수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이해 당사자인 전공의들과 만나 현 상황의 타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임 회장을 필두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회원 10명 중 6명 이상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당선된 만큼, 의협 내부에서 정부와 협상하자는 의견이 제기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의료계에 협상을 제의했던 정부는 임 회장의 ‘파업’ 발언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그런 주장(의협의 파업)은 의사집단이 법 위에 서겠다는 주장이다. 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에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의정 갈등의 원인이 정부에게도 있다고 지적했던 보건의료 종사자 단체도 임 회장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의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이름의 논평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임 당선자는 5000만 국민의 생명을 팽개치고 14만 의사 기득권만 지키겠다는 것인가"라고 규탄했다.
한편, 임 회장은 임기가 시작되는 5월 이전, 지금의 비대위와 논의해 향후 의대증원 반대와 관련된 계획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