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39명으로 늘어···부상도 182명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가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소행이라면서,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테러 대책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는 이슬람 세계가 수 세기 동안 이념적으로 싸워온 급진 이슬람주의자의 손에 의해 이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22일 모스크바 인근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화재 테러 사건이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테러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분파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자신들이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테러 이후 대국민 담화 등에서 IS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테러를 주동했다는 의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우리는 누가 그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고 있지만, 이제는 누가 그것을 명령했는지를 알고 싶다"며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버리지 않았다.
또 테러리스트들이 왜 우크라이나로 도피하려고 했는지, 그곳에서 누가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 당국은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가려던 테러리스트들을 체포했다며 이들이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협박 행위'로 규정하면서 "누가 이익을 얻는가. 2014년부터 네오나치 우크라이나 정권의 손에 의해 우리나라와 전쟁을 벌여온 자들이 자행해 온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테러에 대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와는 관련이 없고 IS가 저지른 것'이라는 주장을 다른 국가에 주입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벌이고 있는 전쟁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반격에 완전히 실패했고 주도권은 러시아에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젊은 남성을 추가 징집하려는 것이 ‘히틀러 청년단 창설’과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장은 이번 테러가 면밀하게 계획되고 준비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고했다. 바스트리킨 위원장은 테러 사망자 수가 137명에서 139명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어린이는 3명,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75명이라고 밝혔다. 부상자는 182명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