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릿고개 넘는 건설업계… 5대 메이저社 실적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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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보릿고개 넘는 건설업계… 5대 메이저社 실적 희비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3.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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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2' 삼성물산·현대건설, 그룹사·해외 효과 톡톡
대우·GS·DL이앤씨, 사업망 재편 속 역성장 부진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건설업계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심각한 불황을 맞고 있지만 대형 건설사 중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우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는 수익성 악화로 부진했다.

26일 매일일보가 시공능력 최상위 건설사 5곳의 연결기준 실적 공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총매출은 전년보다 24.2%(15조9844억원) 늘어난 82조 369억원을 달성했지만 합산 영업이익은 25.7%(8370억원) 급감한 2조4246억원에 그쳤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현대스틸 포함)은 기수주한 주택사업 뿐만 아니라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국내외 발주 물량과 입찰에 참여한 대형 해외사업에서 매출과 수익을 대폭 늘렸다.

삼성물산 매출실적을 보면 주택 등 국내 사업을 통해 전년 대비 7.3% 늘어난 10조613억원을, 해외사업(수출)에선 77.0% 급증한 9조2487억원을 올렸다. 

현재 진행 중인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는 △미국Taylor FAB1 신축(삼성전자 발주) △UAE 초고압송전(아부다비 국영 석유사) △평택P4신축(삼성전자) △기흥SDR신축(삼성디스플레이) △부산 온천4구역(래미안 포레스티지) △반포1단지 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등이다. 작년 말 기준 총도급액 88조 4687억원, 계약잔액은 26조9759억원이다. 

현대건설도 전체 매출의 64.9%를 차지하는 건축·주택사업 부문에서 해외 비중을 크게 늘렸다. 이 부문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45.6% 늘어난 15조2375억원, 해외 매출은 124.2% 급증한 4조272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과 자회사에서 시공 중인 국내외 주요 공사는 △울산 샤힌 프로젝트(에쓰오일) △삼성동 GBC 신축(현대차) △UAE 원전(한국전력) △사우디 아미랄(아람코) △인니 발릭파탄 정유설비(페르타미나) 등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58조4991억원, 30조9082억원의 계약잔고를 보유 중이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지난해에도 해외에서 각각 71억5252만 달러(한화 약 9조6000억원), 69억4155만 달러(약 9조3200억원)를 신규 수주해 나란히 업계 1·2위에 오르는 등 국내 건설 경기 악화 속에서 해외 사업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가 올해 해외 수주와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왼쪽부터)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진=각 사 제공
지난해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가 올해 해외 수주와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왼쪽부터)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사진=각 사 제공

반면 두 기업에 비해 전통적으로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는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어 역성장했다. 지난해 PF대출 금리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금융 부담이 커졌고, 주요 자재인 철근과 콘크리트 등의 매입가격도 고공행진을 거듭한 영향이다.

이들 기업은 토목·건축 부문에서 해외 비중을 늘리는 한편 플랜트 등 주택 경기와 무관한 분야에 무게 추를 싣는 양상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토목·주택건축·플랜트 공정에서 전년 대비 매출을 각각 27.3%, 37.0%, 11.0%씩 늘렸다. 특히 정원주 회장 주도로 아프리카·북미·동남아·중동 등에서 분야를 망라한 대형 프로젝트 수주 기반 다지기에 주력했고, 소형모듈원전(SMR)·천연가스 등 신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GS건설은 역대 최고 수준인 13조436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검단 붕괴사고 수습에 따른 손실 추정액(5527억원)이 충당부채 및 손실로 반영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GS건설은 건축·주택 위주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최근 몇 년간 사업 다각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국내외에서 △신사업(해외개발 등) 5651억원(전년비 32.5% 성장) △그린사업(Eco·대체에너지) 2663억원(57.9%↑) △인프라사업 1조1033억원(4.0%↑) 등의 실적을 거뒀다.

앞서 2020년부터 이 회사 신사업 부문을 진두지휘해 온 오너일가 허윤홍 대표가 작년 말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선 만큼 향후 사업 다각화는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DL이앤씨(DL건설 포함)의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3.5% 급감한 3306억원에 그쳤다. 주택사업이 이 회사 총매출의 63.6%(5조2566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지속된 국내 부동산 침체와 원가 상승이 발목을 잡았다. 

다만 DL이앤씨는 또 다른 주력 사업인 플랜트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국내외 합산 플랜트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74.9% 급증한 1조619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열린 정기 주총에서 3년 연임에 성공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플랜트 사업에서 수익성이 검증된 선별 수주를 확대하고, 토목사업은 해외 시장 개척과 국내 하수 현대화·바이오가스 등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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