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슈퍼위크' 맞는 K-ICT…쇄신 방향·주요 전략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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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슈퍼위크' 맞는 K-ICT…쇄신 방향·주요 전략 시선집중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4.03.25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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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까지 주요 ICT업체 주총 돌입…경영 쇄신 통한 수익성 개선 방점
카카오·3N·컴투스 등 사령탑 대거 교체…경영 효율화·글로벌 경쟁력 강화
주주환원 정책도 눈길…현금 배당·자사주 매입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 의지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KT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이번주 줄줄이 정기주주총회(주총) 기간에 돌입한다. ‘경영 쇄신’과 ‘주주환원’이 핵심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이들의 경영 방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ICT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새 대표를 선임하고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등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아울러 주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배당 정책에도 변화를 준다. 이를 통해 기존의 경영 체계와 주요 전략이 갖고 있던 한계를 보완하겠다는 복안이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을 잘 이끌 수 있는 사내외 이사진 선임 건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핵심 키워드와 경영 방향성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되는 곳은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총이다. 네이버는 오는 26일 경기 성남시 제2사옥에서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네이버는 이번 주총에서 변재상 전 미래에셋생명 대표와 이사무엘 인다우어스 공동 창립자를 사외이사 및 감사로 신규 선임한다. 금융전문가 영입을 통해 주가 부양책을 제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오는 28일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주총을 여는 카카오의 최대 화두는 리스크 관리다. 카카오는 CEO부터 사내외 이사진까지 대폭 변화를 예고했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정신아 대표 내정자를 새로운 대표로 선임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사법 리스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며 리더십 교체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정 내정자를 신임 단독대표로 내정한 바 있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언론, 법조 및 행정가 출신 등 다양한 인사들을 차기 이사진에 올릴 예정이다. 그동안 지적받아 온 준법 경영과 소통 강화 등 카카오의 핵심 의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 내정자가 AI 등 신성장동력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련 조직 정비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올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는 게임업계 역시 이번 주총에서 사령탑 교체로 활로를 모색한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위메이드 등 주요 게임사들은 본업인 게임 경쟁력 강화와 체질 개선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창사 이래 최초로 공동 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엔씨는 박병무 신임 대표 내정자를 차기 대표로 선임하는 건을 오는 28일 주총에서 의결한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 개발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박 내정자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내부 역량 결집에 집중할 방침이다.

넥슨은 이정헌 대표가 넥슨 일본 본사 대표로 선임됨에 따라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공동대표로 선임한다. 넷마블은 ‘전략기획통’ 김병규 부사장을 신임 각자대표 자리에 앉힌다. 권영식 대표와 넷마블을 이끌어온 도기욱 대표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책에 집중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한상우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새 대표로 선임한다.

컴투스 역시 오는 29일 주총에서 남재관 컴투스 사업경영담당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한다. 남 내정자는 경영 관리 능력과 전략적 리더십을 토대로 컴투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주환 현 대표는 제작총괄대표를 맡아 게임 개발에 전념한다. 위메이드는 창업자인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다. 장현국 전 대표는 부회장으로서 박 대표를 지원한다.

통신업계는 ‘안정’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AI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1일 가장 먼저 포문을 연 LG유플러스가 AI를 핵심 사업으로 내세운 만큼 SK텔레콤과 KT도 관련 사업 전략과 방향성을 제시할 전망이다.

이번 주총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주주환원 정책이다. 주요 기업들은 주주 친화에 초점을 두고 이사 보수 한도를 동결 또는 축소하는 한편 적극적인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

통신 3사는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분기배당을 처음 도입하는 KT가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이사 보수 한도를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엔씨소프트는 2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각각 줄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보수 한도를 80억원으로 유지한다. 단, 카카오의 경우 이사의 수가 1명 늘어 실제로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는 1주당 3130원씩 총 636억원, 컴투스는 약 148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NHN과 네오위즈도 창사 이래 최초로 현금 배당을 실시한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경영진들의 보수를 줄여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우고, 주주들에게는 배당을 통해 보상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 기대치 충족 여부, 주주행동주의 부상, 배당기준일 변경 이벤트 등 과거와 다른 주총 분위기로 다가올 것”이라며 “이번 주총 시즌은 주주제안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막연했던 시장의 주주환원 기대감이 실제 환원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심리 회복이라는 구체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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