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침체된 국내 건설경기… '공공주택 확대' 해결책 될까
상태바
[기획] 침체된 국내 건설경기… '공공주택 확대' 해결책 될까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3.24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주·인허가·착공 급감… 보수·긴축 경영 대세
공사비 상승·주택 공급난…"공공 주도적 역할 절실"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공공주택 발주 확대 등 정부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공공주택 발주 확대 등 정부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시공 원가 상승과 부동산 침체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발주·수주·착공이 동시에 급감하고 있다. 매출이 늘어도 수익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적어도 1년은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공공주택 확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 물가로 일컫는 중간 자재 가격은 2020년 말부터 3년여 간 35.6% 올랐다. 같은 기간 건설공사비 지수(시공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 가격 변동 지표)는 25.8% 상승했다. 

이는 역대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과거에는 오일쇼크·환율급등 등 개별 요인으로 건설자재 가격이 올랐지만 최근 몇 년간은 전쟁·지역봉쇄 등 특정 외부 요인이 더해지면서 급등했다.

건설사들의 시공 원가율(총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10대 상장 건설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의 지난해 원가율은 2년 만에 4% 가량 치솟아 평균 93.8%에 달한다.

작년 3분기까지(2023년 1월 1일~9월30일) 집계한 각사 실적 추이를 보면 10대 상장 건설사들의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28.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4% 감소했다. 또 과반인 6개 건설사의 영업현금 적자와 부채총액이 전년 말보다 대폭 늘었다.

대형사를 제외한 중견급 이하 건설사들의 원가 부담과 실적 악화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상황이 이렇자 건설사 대다수는 사업 방향을 보수적으로 전환하고, 수주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한편 원가 절감 등 긴축 경영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1년간 건설 수주·인허가·착공·분양 등 건설 경기 선행지표가 모두 급감하면서 지난해 건축 착공 면적도 앞선 10년 평균치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대내외적으로 겹친 악재로 미뤄볼 때 적어도 1년은 이 같은 경기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중견·중소 건설사 줄도산과 신축 아파트 공급 감소에 따른 주택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선 공공주택 확대와 SOC(사회간접자본) 공사비 상향 조정 등 공공 부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 경제금융실장은 "주택공급 여건이 악화되고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큰 시기인 만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통한 공공주택 확대가 필요하다"며  "인허가 이후 착공으로 전환되는 속도가 지연되고 있어,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공공주택을 조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관련 브리핑에서 "공공사업 등 공사비 현실화 등에 대해 관계 부처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이르면 이달 중으로 관계 부처 합동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