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핫플'될 인도…글로벌 車업계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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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핫플'될 인도…글로벌 車업계 각축전
  • 이찬우 기자
  • 승인 2024.03.21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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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정부, 전기차 수입 관세 '대폭 인하'
현대차·테슬라 등 전기차 브랜드들 군침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이찬우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이찬우 기자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수입산 전기차를 경계하던 '인도'가 그 벽을 허물었다. 세계 3위 규모의 자동차 시장을 구축했지만 현저히 부족한 전기차 대수를 대폭 늘리려는 전략이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 테슬라 등 여러 완성차 기업들이 인도 시장을 향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상공부는 최근 자국에 5억달러(약 6600억원) 이상 투자하고 3년 이내 자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는 업체들에 관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들은 자체 생산한 가격 3만5000달러 이상의 전기차를 연간 8000대까지 관세 15%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인도는 4만 달러 이상의 수입 전기차에 100%, 나머지는 70%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높은 장벽을 유지해왔다. 반면 이번 조치로 수출 기업 입장에선 기존 대비 훨씬 저렴한 수준의 관세만 부과하면 되는 것이다.

인도의 이러한 결정은 전기차 생태계 강화를 통해 자국은 '전기차 생산 허브'로 만들기 위해서다. 인도는 세계 3위 규모의 완성차 시장을 보유했지만 전기차 비율을 2%밖에 되지 않아 전동화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이번 정책을 통해 시장에 변화를 주려는 것이다.

해당 정책이 나오는데 가장 큰 공을 올린 곳은 '테슬라'다. 테슬라는 수년간 인도 시장 진출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도 정부의 완강한 '현지 생산' 요구에 막혀 이를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테슬라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인도 정부를 상대로 꾸준히 로비를 했고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에 업계는 인도의 이번 조치로 글로벌 전기차 기업들이 인도 시장으로 몰려들 것으로 전망한다. 거대한 인도 시장 속 전기차 시장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기름진 땅이라는 분석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대차와 테슬라의 '선점 경쟁'이다. 현대차는 이미 완성차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시장에서만 60만5000대를 판매했다. 이는 현대차의 유럽 권역 판매량과 맞먹는 수치다. 반면 현대차의 인도 전기차 판매실적은 초라하다. 지난해 현대차는 기아와 합산해도 약 2000대의 전기차 판매에 그쳤다.

이에 현대차는 생산설비 증설, 맞춤형 모델 출시 등으로 인도 전기차 시장 선점을 노린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인도 타밀나두주와 업무협약을 맺고 2032년까지 동안 2000억 루피(약 3조228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설비를 증설하며 출시 라인업도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테슬라의 기세도 무섭다. 이번 조치를 위해 막대한 노력을 쏟은 만큼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업계는 테슬라가 수출 판매뿐만 아니라 현지 생산 공장도 만드는 등 공격적인 판매 활동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BYD(비야디), 베트남의 빈패스트 등 다양한 전기차 브랜드들이 인조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은 이번 정책에 대해 "전기차 업체들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해 인도의 EV 생태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는 인도가 EV 제조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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