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원팀체제로 위기 넘는다…'글로벌·내실다지기' 투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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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원팀체제로 위기 넘는다…'글로벌·내실다지기' 투트랙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4.03.20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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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박병무 공동대표 체제 가동…경영 청사진 제시
김택진, 게임 개발 집중…AI·인재 양성으로 경쟁력 강화
박병무, 경영 내실화 지휘…"국내외 기업 대상 M&A 계획"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 대표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열린 미디어 설명회에서 사업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 라이브 방송 캡처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열린 미디어 설명회에서 앞으로의 사업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 라이브 방송 캡처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엔씨소프트를 둘러싼 대내외적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당면과제들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기회를 만들 훌륭한 자산을 갖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김택진 대표가 게임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공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제가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합류를 결심했습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신임 공동대표 내정자는 20일 열린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엔씨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의 운영 계획과 사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 대표와 박 내정자는 공동대표 체제 도입 배경을 설명한 후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한 포부를 밝혔다.

엔씨는 지난해 말 VIG파트너스 대표를 지낸 인수합병(M&A) 전문가 박 내정자를 영입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엔씨는 1997년 이후 줄곧 김택진 창업자의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돼왔다.

공동대표 체제에서 김 대표는 게임 개발과 경쟁력 강화에, 박 내정자는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내부 역량 결집에 집중할 방침이다. 각 대표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린 ‘원팀’ 체제로 현재 엔씨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해 나가겠다는 각오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일 열린 미디어 설명회에서 게임 개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 라이브 방송 캡처

김 대표는 엔씨의 게임 개발 방향성에 대해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게임 개발 △글로벌 시장 타겟 게임의 개발 △새로운 게임 개발 방법 개척 등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기존 지식재산권(IP) 기반의 스핀오프 게임들을 만들고 있으며, 엔씨의 장점인 다중접속온라인(MMO)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며 “그동안 만들어온 역할수행게임(RPG) 외에도 슈팅, 샌드박스, 실시간 전략(RTS)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기업과의 협력 관계도 구축하고 있다. ‘쓰론 앤 리버티(TL)’는 글로벌 퍼블리셔인 아마존과 테스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중국 판호를 확보한 ‘블레이드 앤 소울 2’도 현지 퍼블리셔와의 테스트를 거쳐 출시 스펙을 갖춘 상태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과 새로운 리더 양성을 통해 다양한 방식의 게임 개발 노하우를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AI를 게임 제작에 도입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제작 기간도 단축해 창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할 계획이다. 이런 시도 중엔 해외 테크 기업과의 협력도 포함될 수 있다”며 “이번 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새로운 협업을 논의하는 해외 미팅 일정도 잡혀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가 20일 열린 미디어 설명회에서 엔씨의 경영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유튜브 라이브 방송 캡처

박 내정자는 엔씨의 경영 방향으로 △경영 효율화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 △글로벌 라이제이션 기반 구축 △IP 확보와 신성장동력을 위한 투자 및 M&A 등을 제시했다.

박 내정자는 M&A 계획에 대해 "게임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이 M&A 후보군"이라며 "막대한 금액이 들어가는 투자인 만큼 개발 역량뿐 아니라 주주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는 재무적 실적과 안정성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P 확보를 위해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한 퍼블리싱권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22일부터 시행되는 확률형 아이템 의무공개제도를 비롯한 법률·규제 이슈에 대한 내용도 언급했다.

박 내정자는 "몇 달 전부터 전사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의무화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며 "게임 확률정보를 외부에서도 자동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웹젠 등과 진행 중인 저작권 침해 소송과 관련해서는 "개발자들이 혼을 넣어 만든 게임을 베끼는 것은 게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적 행위"라며 "앞으로도 자체 개발 IP의 가치를 지키고 게임산업을 어지럽히는 행위에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모든 리니지라이크(리니지류 게임)에 대해 소송을 걸고 법적 제재를 가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철저한 내부 분석을 거쳐 법적인 권리 침해가 명백하면서도 표절 정도가 지나치다고 판단한 게임들에 한해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오는 28일 주주총회 선임 절차를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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