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소신파 의사’ 향한 공격 수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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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소신파 의사’ 향한 공격 수위 심화
  • 이용 기자
  • 승인 2024.03.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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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파견 공보의 리스트' 유포자 수사 중
의협, 정상진료 선언한 국중원장 비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환자 곁을 지키기 위해 의료 현장에 남은 일부 의료인에 대한 비난 공세가 심화되고 있다.

19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의료 현장에 남은 의사와 파견 공중보건의사와 관련된 리스트가 의사 커뮤니티를 통해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2곳에 파견 공보의들의 성명은 가린 채 근무기관과 파견병원 등을 명시한 내부 문건이 게시됐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15일 의사·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사 사무실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정부는 인구밀집 지역의 높은 수술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을 수련병원 등에 본격 배치했는데, 이들의 명단이 유출된 것이다. 해당 게시글의 목적은 환자 곁을 지키기로 한 일명 ‘소신파’ 의사를 향한 비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게시글은 ‘차출 군의관·공보의 행동 지침’이란 제목으로 등록됐다. 작성자는 “인턴과 주치의 업무, 동의서 작성 등은 법적 문제 책임 소지가 있으니 거부하고, “환자에게 설명하는 일도 거부하라”며 업무 태만을 지시했다.

소속 병원을 명시한 까닭은, 이들이 의료계 집단행동에 반하는 행위(현장에 남아 환자를 돌보는 것)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정상진료 중인 병원에 대해서도 비난이 나왔다. 최근 국립중앙의료원은 공공의료 최전선에서 최선을 다해 의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전체 구성원의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 사회적 위치와 무게가 상당한 국중원의 이름을 넣어 성명을 발표하고 비이성적 대응을 언급한 데 대해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며, 집단행동에 대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또 “전공의 사직을 옹호하는 전문의들의 행동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한의사협회가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의협 비대위 소속인 최안나 국중원 중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장은 "당직 한번 서보지 않은 원장이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전문의들에게 '비이성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며 공개 모욕을 주는 것은 이성적 행동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중원의 위치와 무게를 모르는 이는 바로 주영수 원장과 온갖 압박으로 국중원을 망치는 복지부"라면서 "턱없이 부족한 월급과 복지부 갑질에 전문의들은 떠나고 있다"고 했다.

전국 대형 병원 중 처음으로 환자들을 위한 ‘정상 진료’를 선언한 건국대 충주병원에 대해서도 비난이 나온다. “건대 충주병원도 대학병원에 들어가나?”면서 해당 병원의 가치를 조롱하는 댓글도 나타났다. 또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의사 게시판에선 집단행동에 부정적인 의료인에게 거친 욕설을 퍼붓는 등, 비난 수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건대충주병원의 정상진료 선언 기사에 달린 비방 댓글. 사진=네이버

한편, 복지부는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센터는 병원으로 복귀할 의향이 있음에도 유·무형의 불이익을 우려해 복귀하지 못하고 있거나, 미이탈 또는 복귀 후 근무 중인 상황에서 유사한 이유로 수련 및 근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공의들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된다. 정부는 책임보험에 가입한 의료기관에서는 공보의도 가입대상에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보험료 추가분은 정부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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