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원재료 가격 하락세”…식품업계, 가격 인하 요구에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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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원재료 가격 하락세”…식품업계, 가격 인하 요구에 난색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4.03.19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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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 가격지수 작년 7월부터 하락세 
주요 식품기업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
식품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식품업계 가격 인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품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식품업계 가격 인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식품 원재료 가격이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해 최고 실적을 기록한 식품업계에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식품 기업이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거두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하자 정부의 제품 가격 인하 압박이 거세질 조짐이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17.3으로 전달보다 0.7% 내렸다. 이 지수는 지난해 7월 124.6에서 지난달까지 매달 하락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113.8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 170.1 대비 33.1% 떨어졌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2022년 3월 최고점인 251.8에서 지난달 120.9로 절반 수준이 됐다. 밀가루·식용유 원재료인 소맥·대두유 가격은 2022년 3분기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인다.

이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식품업계에 가공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동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13일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CJ제일제당, 오뚜기, 롯데웰푸드, 농심 등 19개 식품사 대표·임원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해 물가 안정에 협조해 달라”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코스피 상장 식품 기업 37곳 중 23곳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당국은 기업들에 가격 인하를 권고하며, 민생 품목 담합 발생 가능성을 두고 상시 모니터링에 나섰다. 지난해 일부 식품 기업은 창사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오리온이 지난해 연결 기준 49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농심 2121억원, 삼양식품 1468억원, 빙그레 1122억원, 풀무원 620억원 등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직원들의 급여도 올랐다. 지난해 오리온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전년 대비 10% 늘어난 8800만원이다. 빙그레도 11.8% 증가한 약 6000만원이며,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은 전년보다 7.1% 오른 5600만원 수준이다.

짧은 기간 올린 가격을 제자리로 돌려놔야 한다는 소비자단체 지적도 나오지만, 식품업계는 제품 가격에 원재료 상황만 고려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재료비 인상분을 감내하며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왔다”며 “원재료 가격이 하락해도 인건비, 전기요금 등 타 비용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격 인하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품사업 부문에서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음에도 불구하고 내달 1일부터 B2C 밀가루 가격을 제품별로 3.2%~최대 10% 수준 낮추겠다고 밝혔다. 부침용 밀가루와 중력밀가루는 일반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으로, 전체 B2C 판매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최근 국제 원맥 시세를 반영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에 적극 동참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며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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