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45억달러 잡아라"…K-기업, LMM 기술 고도화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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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45억달러 잡아라"…K-기업, LMM 기술 고도화 안간힘
  • 이태민 기자
  • 승인 2024.03.19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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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2023년 10억달러→2028년 45억달러…연평균 35%↑
네이버, 옴니서치 적용 범위 확대…카카오도 '허니비' 오픈소스 공개
LG, 엑사원 2.0 글로벌 진출 본격화…정부도 멀티모달 데이터 구축
SK텔레콤 모델이 LMM을 적용한 생성형 AI 서비스 에이닷(A.)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경쟁이 거대 멀티모달 모델(LMM)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를 쫓기 분주하다. 이들은 자사 검색·서비스 등에 멀티모달 AI를 적용하고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넓히고 있다.

18일 글로벌 시장 분석 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멀티모달 AI 시장은 올해 10억달러에서 5년 뒤인 2028년 45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매년 35%씩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마켓앤마켓은 "정제되지 않은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가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멀티모달 AI가 산업 현장에 본격 도입될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개별 모델로 여러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유용성뿐 아니라 모달리티 간 정보를 교환·활용 가능해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멀티모달 AI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멀티모달 검색 엔진 '옴니서치'를 보유하고 있다. 옴니서치는 텍스트와 이미지 등 각기 다른 입력을 조합해 이해한 뒤 검색 결과를 도출한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렌즈에 적용돼 있다. 스마트렌즈로 궁금한 사물을 촬영한 뒤 '검색어 추가'를 통해 텍스트를 입력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쇼핑 검색 영역에서는 가구, 인테리어 카테고리 내에 1억4000여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다.

네이버의 AI 챗봇 '클로바X'에도 지난해 12월 멀티모달이 일부 추가됐다. '이미지 편집' 기능으로 이미지를 올린 후 요청사항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변경된다. 이 기능은 현재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내 이미지 생성·코딩 강화·음성 지원 등 멀티모달로 업데이트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도 최근 멀티모달 AI '허니비'를 깃허브에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허니비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혼합된 콘텐츠에 관한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다. 최근 'MME' 'MMBench' 'SEED-Bench' 등 벤치마크에서 모델을 공개한 타사 멀티모달 AI 대비 최고 성능을 달성했다. 특히 지각 능력과 인지 능력을 평가하는 'MME' 벤치마크에서는 2800점 만점 중 1977점을 받았다. 향후에는 교육 및 학습 보조 도구로도 사용할 전망이다.

카카오가 올해 초 깃허브에 공개한 LMM 오픈 소스 '허니비'의 대화 화면. 사진=카카오 제공

LG의 생성형 AI '엑사원 2.0'도 멀티모달 모델이다. 특허·논문 등 약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해 언어와 이미지 양방향 생성이 가능하다.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 모델로 개발됐다. 학습 데이터양도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

LG AI연구원은 LG 계열사 및 국내외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산업 현장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LG전자는 주 단위로 국가별, 지역별 제품 판매 수요 예측에, LG이노텍은 카메라 렌즈및 센서의 중심을 맞추는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 AI연구원은 향후 활용 사례를 늘리고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생성형 AI 서비스 에이닷(A.)에도 멀티모달이 적용됐다. 에이닷과 오래전 대화했던 내용 중 중요한 정보를 별도의 메모리에 저장해두고 대화 중에 활용하는 '장기기억' 기술이 포인트다. SK텔레콤은 멀티모달 AI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에이닷과 연계해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이나 업무처리를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오픈AI·메타·아마존웹서비스 등 주요 멀티모달 AI 서비스 제공 업체가 북미에 자리 잡은 만큼 북미가 가장 큰 멀티모달 AI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는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추진하는 만큼 할루시네이션(환각)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 게 시장성 확보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러한 기술 트렌드에 발맞춰 멀티모달 데이터를 본격 구축해 국내 생성형 AI 모델 및 서비스 고도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법률 △의료 △행정사무 △교육 △미디어 콘텐츠 △제조·로보틱스 △교통·물류 △국방 △재난·안전·환경 △농림축수산 등 10대 전략 분야에서 70종의 데이터를 연내 구축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양질의 데이터를 구축하고 그 활용도를 높여 나가는 게 우리나라 AI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민과 함께 AI 혜택을 공유하는 AI 일상화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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