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글로벌 공룡과 맞대결…산업계, M&A로 자본력 ‘퀀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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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글로벌 공룡과 맞대결…산업계, M&A로 자본력 ‘퀀텀점프’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4.03.18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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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로 글로벌 10위권 메가캐리어 도약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로 글로벌 2위 점유율 굳히기
한화,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글로벌 종합방산기업 비전 잰걸음
국내 기업들이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사진은 대한항공 보잉 787-7. 사진=대한항공 제공
국내 기업들이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사진은 대한항공 보잉 787-7. 사진=대한항공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키워 글로벌 기업들과 맞붙는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두드러지는 항공·반도체·방산 부문에서 M&A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SK하이닉스, 한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이 M&A로 퀀텀 점프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매출 20조원 항공기 200대 이상의 글로벌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항공은 대규모 고정자산 투자를 기반으로 운수권, 슬롯 등 항공자원을 효율적 운영해야하는 대표적 규모의 경제 산업이다. 글로벌 항공산업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항공사들이 활발한 합종연횡에 나서는 이유다.

세계 1위 매출 항공사 델타항공은 880여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루프트한자(280여대), 에미레이트항공(270여대), 에어프랑스(220여대) 등 글로벌 10위권 항공사들은 200여대 수준이다. 대한항공이 M&A로 글로벌 10위권 항공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자본 규모를 확보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14개 국가 승인 중 오직 미국만 남았다. 지난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기업결합 승인을 얻었다. 가장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던 EU 경쟁당국 승인을 얻으면서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분위기다.

메가 캐리어 도약을 위해 대한항공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항공기 엔진 정비 글로스터 구축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인천 중구 운북동 부지에서 ‘신 엔진 정비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기공식 기념사에서 “고도의 엔진 정비 능력을 확보한다는 것은 기술력 보유의 의미를 넘어 항공기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엔진 정비 공장이 대한민국 항공 유지·수리·점검(MRO) 사업 경쟁력 강화의 요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밝혔다.

아시아 최대 엔진 정비 글로스터 구축으로 대한항공의 항공기 엔진 정비 역량은 강화된다.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가 연 100대에서 360대로 늘어나고, 다룰 수 있는 항공기 엔진 종류도 다양해진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자회사 솔리다임의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2020년 인수한 인텔 낸드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4억8000만 달러로 전 분기 대비 33.1%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21.6%로 전 분기(20.2%)보다 소폭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이후 2개 분기 연속 글로벌 2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낸드 기업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이 36.6%에 이르렀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당초 D램 비중에 치우쳤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인수에 나섰던 만큼 반도체 업황 회복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모리 업황 회복이 본격화되면 D램·낸드 실적 회복에 인공지능(AI)향(向) 반도체 고속성장까지 힘입어 탄탄한 수익구조가 갖춰지게 된다. 지난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보다 40% 이상 증가할 정도로 수익성이 점차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글로벌 종합방산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편입해 방산사업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주간지 디펜스 뉴스에 따르면 2022년 한화그룹 방산사업 매출은 43억8123만달러(5조8360억원)로 글로벌 방산 순위 26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10위 중국남방공업그룹(CSGC)의 경우 방산사업 매출액은 134억8391만달러(17조9600억원)에 이르렀다. 2030년 글로벌 톱10 방산기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매출·자본 규모를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한 한화오션 수익구조 고도화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1918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적자(1조6135억원)과 비교해 88.1% 개선된 수치다. 연간 매출은 7조4083억원으로 52.4% 늘었고, 순이익은 흑자전환한 1443억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년간 수주 잔량을 6배 이상 늘려 FT가 분석한 글로벌 주요 방산업체 15개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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