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 "과거 문제" 애매한 韓 대응에 더 커진 與 총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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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과거 문제" 애매한 韓 대응에 더 커진 與 총선 우려
  • 이태훈 기자
  • 승인 2024.03.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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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 정우택, '막말' 도태우·장예찬 조치 늦어
이종섭 논란 대응도 '갈팡질팡'···중도 표심 이탈 우려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장 회의에서 다른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장 회의에서 다른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 공천과 용산발 각종 논란에 대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막말로 물의를 빚은 공천 대상자에 대한 뒤늦은 조치는 물론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은폐 의혹' 피의자 신분임에도 호주 대사로 임명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관련 이슈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 때문이다. 

여권에선 총선을 코앞에 두고 정권심판 여론이 다시 치솟으면서 중도층 표심 이반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총선을 한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대형 악재를 연이어 맞았다. 정우택(5선·청주시 상당구) 의원은 '돈봉투 수수 의혹'으로, 도태우(대구 중·남구)·장예찬(부산 수영) 후보는 과거 막말이 재조명되며 공천이 취소됐다. 또 해병대원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이 호주 대사로 임명돼 도피하듯 출국한 일도 여당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논란을 조기에 수습해야 할 한 위원장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악재의 조기 종식'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결단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오히려 논란을 더 키웠다는 평가다.

먼저 논란이 불거진 공천자들에 대한 '공천 취소'가 크게 늦었다는 게 정가 시각이다. 정 의원의 돈봉투 수수 의혹은 물론 도 전 후보의 '5.18 망언', 장 전 후보의 '난교 발언' 모두 제기된 지 최소 일주일이 넘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이 같은 문제들이 불거질 무렵부터 '조사가 필요하다', '과거 발언'이었다는 취지의 소극적 해명으로 일관하면서 수습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당원들에게 '언행 및 말실수'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던 터라, 여권에선 문제가 된 공천 당사자들에 대한 조치가 지연된 것에 대해 더 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3일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과거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이나 말실수가 나오고, 이를 상대 진영이 증폭하는 과정에서 국민께서 실망하시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며 각별한 주의를 요청한 바 있다.

이종섭 전 장관과 관련한 논란에도 한 위원장은 처음엔 소극적 입장을 보이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 위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지난 8일에는 "(이 전 장관을 호주 대사에 임명한) 인사에 대해 제가 평가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16일에는 "(이 대사가) 신속하게 들어와서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 위원장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정보사 회칼 테러' 발언 논란을 대응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5일 "발언 내용으로 보면 부적절한 것 같다"면서도 황 수석의 사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이 '총선 승리'를 바란다면 19대 총선의 '박근혜 모델'을 따라가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2012년 총선 국면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을 두고선 '불법사찰 방지법'을 제정하겠다면서 현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을 마다치 않았다. 당시 총선은 압도적인 이명박 정부 심판론에도 불구 새누리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하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대선 가도에도 크게 기여했다. 

한 위원장의 좌고우면에 총선을 준비하는 여당 후보자들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공천을 받은 한 국민의힘 후보는 <매일일보>에 "(막말 등) 논란이 발생한건 그렇다 쳐도, 중앙에서 안일하게 대응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 한다"며 "우린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도 표심을 얻는 게 중요한데, 그런 것들을 (중앙에서) 좀 신경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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