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현장도 '친환경'… R&D 성과 내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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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건설현장도 '친환경'… R&D 성과 내는 건설사들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4.03.14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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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건설 등 저탄소 콘크리트 개발·적용↑
환경 규제 압박 가중… '친환경·수익성' 동시 과제
건설사들이 친환경 신기술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삼성물산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70% 가량 낮추는 데 성공한 '제로(Zero)' 시멘트 보도 블록.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건설사들이 친환경 신기술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삼성물산이 자체 개발해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을 70% 가량 낮추는 데 성공한 '제로(Zero)' 시멘트 보도 블록.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제공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친환경 건축 자재 연구·개발 성과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실적 악화와 정부의 환경 규제 압박 속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부합하는 기술 및 제품 개발은 미래 수익성 확보는 물론 기업 존폐와도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 순위와 매출 등에서 업계 내 독보적 입지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앞다퉈 친환경 및 안전성을 강화한 자체 개발 콘크리트 제품을 발표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일반 콘크리트 대비 탄소 배출량을 약 40% 낮춘 저탄소 PC(Precast Concrete)를 개발해 서울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등 현장에 적용 중이다. 또한 해당 제품 제조 및 적용 과정에서 확인된 탄소 감축 효과 등이 객관적으로 담긴 방법론은 탄소 감축 인증센터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삼성물산은 이외에도 시멘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탄소 배출량이 약 70% 낮아지는 '제로(Zero)' 시멘트 보도블록을 최근 개발했다. 이는 자체 친환경 콘크리트 기술이 적용된 제품으로 탄소배출 비중이 높은 시멘트 대신 자사가 특허를 보유한 특수 자극제와 산업 부산물인 고로슬래그 등을 투입해 기존 품질과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탄소 배출량을 대폭 낮춘 게 특징이다.

정호진 삼성물산 품질실장(부사장)은 "당사의 친환경 기술에 대한 신뢰도 향상은 물론 향후 국내외 다양한 친환경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한 '조강 콘크리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돈 기업인 삼표산업과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나노입자 균질혼합기술 및 원재료 순도관리를 통해 빠르고 균일하게 초기 압축강도를 확보할 수 있어, 신속한 내구성 확보와 안전사고 위험 최소화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특히 동절기 양생 시, 갈탄·히터 등으로 열에너지를 공급해 10℃ 이상의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일반 콘크리트와 달리, 이번 개발품은 5℃ 온도 조건에서도 시멘트 수화반응을 가속화시켜 24시간 안에 기준치인 5MPa(메가파스칼) 이상의 강도를 달성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행안부로부터 '재난안전신기술 제2023-27호'로 지정됐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7년부터 일찌감치 현대차그룹 내 계열사인 현대제철에서 버려지는 산업부산물을 활용해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35%까지 낮춘 'H-ment'를 개발해 힐스테이트 아파트 시공 현장에 적용 중이다. 또한 현대차에 사용된 PVB(Polyvinyl Butyal) 등 폐부품을 건설재로 활용하는 도로포장 공법도 개발했다.

현대건설 측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등 환경과 사람의 조화는 물론 자연을 훼손 훼손하지 않는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기업 외에도 주요 건설사들의 친환경 기술 개발 및 현장 적용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2년 저탄소 업계 최초로 친환경 콘크리트를 도입·사용 중이다. 롯데건설은 작년에 탄소 배출량을 9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해 적용 현장을 늘리고 있다. 

포스코이앤씨(E&C·Eco & Challenge)와 SK에코플랜트는 각각 작년과 재작년 사명 변경 후 친환경 관련 신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산업 및 생활 폐기물·건조재을 활용한 시멘트 대체재 개발 또는 자체 주택 브랜드 내 친환경 패브릭 적용 등을 확대하고 있다.

건설사 주요 발주처인 SH(서울주택도시공사)는 올 연말까지 '2030 환경경영계획 및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할 방침이다. 공사는 이를 통해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ESG 경영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환경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고 환경까지 고려한 도시를 만드는 게 책무"라면서 "실효성 있는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과 환경경영 체계를 마련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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